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됐다.
개막전 코츠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나연(28ㆍSK텔레콤), 바하마 클래식 챔피언 김세영(22ㆍ미래에셋) 등 시즌 초반 동양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이후 우승이 없던 최나연은 2년 2개월의 침묵을 깨고 LPGA투어 정상에 우뚝 섰다.
특히 신예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 장하나(23ㆍ비씨카드)와 프로 2년차 리디아 고(18ㆍ캘러웨이골프)는 공동 2위에 올라 예사롭지 않은 신예 돌풍을 예고했다. 리디아 고는 이 대회 준우승으로 박인비(27ㆍKB금융그룹)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다.
시즌 두 번째 대회로 열린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김세영이 일을 냈다. 김세영은 9일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골프장(파73ㆍ6644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LPGA투어 데뷔 두 대회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유선영(28ㆍJDX), 아리야 주타누간(20ㆍ태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차지한 우승이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동양인이다.
이제 겨우 두 대회를 치렀지만 동양인 돌풍은 미국 등 골프 종주국들의 자존심을 무너트리며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상금랭킹은 1위 최나연(22만5000달러ㆍ약 2억5000만원)부터 5위 아리야 주타누간(13만1494달러ㆍ약 1억4500만원)까지 전부 동양인이다. ‘톱10’ 안에는 7위 제시카 코다(22ㆍ미국)와 9위 브리타니 린시컴(30ㆍ미국)만 비 동양인이다.
상금만이 아니다. ‘Race to the CME Globe’와 평균 스트로크도 1위부터 5위까지 전부 동양 선수가 휩쓸었다. 세계랭킹 1ㆍ2위 경쟁은 리디아 고와 박인비가 펼치고 있다. 그야말로 동양인 전성시대다.
하지만 현재 동양 선수들의 전력은 베스트가 아니다. 슈퍼루키 김효주(18ㆍ롯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김효주는 26일부터 나흘간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어서 LPGA투어 동양 선수 돌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