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청문회 증인 답변 태도 논란… 강희철 회장, 야당 의원에게 “여보세요”

입력 2015-02-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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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둘째 날인 11일 출석한 증인이 야당을 무시하거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날 이 후보자가 투기 목적으로 구매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토지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은 “해당 토지가 투기할 만한 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후보자의 지인인 강 명예회장의 태도였다. 강 명예회장은 이 후보자가 경찰에 몸담았던 1980년대부터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이며, 지난달 초 예정대로 외국에 나갔다는 그는 증인 출석을 위해 전날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고 밝혔다.

야당 위원들이 강 명예회장에게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질문하자 성의없는 말투로 일관했다. 그는 청문위원에게 ‘면박’을 주고 짜증 섞인 반응까지 보여 제지를 받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지난 2001년 땅 매매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다소 부적절한 발언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진 의원은 “(땅을 팔 때) 얼마로 계약했어요”라고 묻자 강 명예회장은 “그걸 일일이 다 기억해야 됩니까. 의원님은 젊으니까 15년 전 일을 다 기억해도 제 나이 되면 기억 안 납니다”라고 답했다.

또 진 의원이 질문 도중 “아, 여보세요”라며 “뭔 얘기 하는 거야 지금”이라고 반말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진 의원은 48세, 강 명예회장은 67세다.

이에 진 의원이 항의하자 한선교 청문특위 위원장은 “힘을 쭉 빼고 툭툭 내뱉는 언어습관이 있는데, 이 자리에선 그러시면 안 돼요. 더 진지하고 정중한 자세로 답변해주십시오”라고 주의를 줬다. 강 명예회장도 “죄송합니다”고 답했다.하지만 강 명예회장은 또다시 문제되는 발언을 했다. 전북 정읍시가 지역구인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이 강 명예회장을 가리켜 “정말 (이 후보자의) 친구가 맞는지, 돕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하자 그는 “충청에서 (총리) 후보가 나오는데 호남 분이 계속 (질문)하잖아요”라고 받아쳐 야당 위원들을 경악케 했다.

야당은 곧바로 거세게 항의했지만, 그는 “보니까 다 호남 분 같은데”라고 재차 말했다. 유 의원이 “그 말 취소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자 그제야 “취소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국민이 강희철 증인의 태도를 보면서 이 후보자가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겠느냐, 저런 분하고 사귀는 참 문제 있는 분이겠구나 생각하겠느냐”며 “저런 분이 친구니까 총리로 안 되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자 곧바로 여당 의원 측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진선미 의원이 강 명예회장의 “젊으니까”라는 발언을 따질 때 맞은편에서 “그건 맞는 말”이라고 거들어 눈총을 사는 등 청문회 증인 신문은 험악한 분위기와 민망한 장면이 교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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