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동 돔구장, 2700억 초호화 아마추어 전용구장 되나

입력 2015-02-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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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억원을 투입한 국내 첫 돔형 야구장이 주인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세 차례나 완공 예정일이 미뤄진 이 야구장은 올해 8월 완공 예정이다.

서울 고척동 돔구장(가칭)의 주인은 결국 아마추어일까. 서울 구로구 경인로에 건설 중인 국내 최초 돔형 야구장이 난항을 겪고 있다. 프로 구단 사용을 위해 27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작 사용할 프로 구단이 없기 때문이다.

고척동 돔구장의 사업 주체인 서울시는 현재 프로 구단 사용권을 놓고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넥센과 첫 협상을 벌어 긍정적인 답변을 도출해내면서 고척동 돔구장의 사용권은 넥센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한때 올 시즌부터 이전한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고척동 돔구장은 당초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계획된 만큼 프로 구단 독점 사용은 안 된다는 여론이 불거지면서 서울시와 넥센의 줄다리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재 서울시와 넥센은 각각의 주장만 되풀이할 뿐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예산도 눈총을 사고 있다. 올해 8월 완공 예정인 고척동 돔구장은 지난 2008년 착공 당시 완공 예정인(2011년 말)보다 4년이나 늦어지고 있다. 당초 아마추어 전용구장에서 프로 구장으로 용도를 변경하면서 빚은 시행착오다.

고척동 돔구장은 원래 2007년 철거된 서울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으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구장이 들어설 고척동 부지는 주택가와 학교가 밀집한 지역으로 소음을 우려해 돔구장 건설이 검토됐다. 그런 시점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돔구장 건설 여론이 거세졌고, 결국 고척동 야구장을 국내 첫 돔구장으로 건설하게 됐다.

이 같은 시행착오가 이어지는 동안 고척동 돔구장은 무려 8회나 사업계획이 수정됐고, 공사비도 최초 529억원에서 5배나 늘어난 2713억원이 됐다.

또 지난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의 고척동 돔구장 개최도 물거품이 됐다. 대한야구협회는 서울시와 공동으로 국제야구연맹(IBAF)으로부터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고척동 돔구장 개최를 승인받았지만 잦은 용도 변경으로 인한 시행착오로 개최가 무산됐다. 이대로라면 27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초호화 야구장은 아마추어의 차지가 된다. 2000억원이 넘는 예산과 4년이라는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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