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희의 노크] 한국 기업엔 ‘기회의 땅’이었던 ‘아! 시리아’

입력 2015-02-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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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제 이 단어만 들어도 복면을 한 무장세력, 주황색 옷을 입고 죄인처럼 앉아있는 포로의 모습만 떠오르죠. 이슬람국가(IS)로 인해 목숨을 잃은 언론인(제임스 폴리, 스티븐 소트로프, 고토 겐지)의 얼굴도 주마등처럼 지나가죠.

그런데 그 사실 아시나요. 지금은 ‘죽음의 땅’으로 전락한 시리아가 한때는 한국기업의 ‘기회의 땅’이기도 했다는 걸.

기업 규모를 떠나 많은 회사가 중동지역을 뚫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죠. 현지시장에 진출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 관습, 정책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아야 성공하는데 중동지역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지역과 달리 정보를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기업들이 중동지역을 여러 번 노크했는데, 시리아도 대상 국가 중 한 곳이었던 거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자료를 살펴보면 과거 한 때 국내 유수의 기업이 시리아 진출 가능성을 엿본 사실을 알 수 있죠. 삼성전자는 시리아 현지 통신공사와 합작으로 ‘ST삼성’을 설립했었고, LG전자는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에 지사도 갖고 있었죠. LS산전은 시리아 전력부 산하 기관이 발주하는 변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었다죠. 불과 5년 전인 2010년, 대(對) 시리아 수출 규모가 12억5600만 달러로, 지금 환율을 적용하면 1조3700억원에 달하네요.

그러나 2011년 시리아 내전으로 소요사태가 불거지면서 한국기업이 어렵게 뚫었던 좁은 ‘물꼬’도 닫혔죠. 시리아는 지금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됐다지요. ‘피의 보복’을 불러일으키는 IS의 극악무도함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쯤 시리아 국민은 한국기업이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자동차를 사용하고 있겠죠.

‘시리아’. 이제 이 단어를 접하니 ‘잔인함’이란 단어보다 안타까움과 ‘일말의 연민’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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