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9명 630억 VS 신고선수 246명 49억, FA 몸값 논란 속 신고선수 비화

입력 2015-02-0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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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화려했던 자유계약(FA) 시즌은 가고 혹독한 신고선수(연습생)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FA 시장은 역대 최대 돈 잔치로 막을 내렸다. 19명의 FA 선수가 계약한 총액은 630억6000만원으로 최정(28ㆍSK), 장원준(30ㆍ두산) 등 80억원 이상(4년 총액) 잭팟을 터트린 선수가 3명이나 배출됐다. 50억원 이상에 계약한 선수는 총 6명이다. 이전 시즌 FA 선수 16명 계약 총액이 523억5000만원보다 1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신고선수들에게는 FA 돈 잔치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지난해 시즌 개막 직전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집계한 신고선수는 246명(KT 포함)으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역대 규모였다. 국내 프로야구단 엔트리 제한이 65명인 것을 감안하면 3개 구단을 꾸리고도 남는 규모다. 이 중 33명을 보유한 KIA가 가장 많았고, 삼성(28명), 한화(26명)가 뒤를 이었다.

서건창(26ㆍ넥센), 김현수(27ㆍ두산), 이종욱, 손시헌(이상 35ㆍNC) 등 한때 신고선수를 거쳐 고액 연봉 선수로 거듭난 사례가 많다. 따라서 신고선수를 지원하는 젊은 유망주들은 스타 선수 반열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신고선수는 규모만 커졌을 뿐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등록선수가 받는 최저연봉은 2700만원(지난해 2400만원)이지만 신고선수는 최저연봉이라는 규정 자체가 없어서 구단이 임의로 책정하고 있다. 신고선수 연봉은 대체로 2000만원 전후로 246명을 합산해도 49억원이다. 630억원을 훌쩍 넘긴 FA 선수 19명보다 13배나 적은 금액이다.

더 큰 문제는 불안정한 계약기간이다. 정식 계약 선수는 11월까지 계약을 보호받지만 신고선수는 시즌 중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구단의 신고선수는 계약서에 상시 해고를 명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선수의 보류권도 논란이다. 드래프트에서 제외돼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지만 구단은 2013년 시즌을 앞두고 신고선수 보류권이라는 조항을 만들었다. 보류권이란 구단의 독점적 보유권으로 신고선수 육성을 이유로 독점권을 더한 셈이다. 정식 계약 선수는 보류권을 통해 각종 신변 보호를 받지만 신고선수는 언제라도 해고당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다.

특히 신고선수 보류권은 2차 드래프트 회피라는 꼼수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드래프트 지명 선수를 63명 보유 한도 초과를 이유로 신고선수로 등록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가 열리는데 미리 어린 유망주를 신고선수 보류권을 통해 신고선수로 빼돌리면 보호선수를 늘릴 수 있다는 허점을 악용한다는 것이다.

KBO와 각 구단은 올해부터 신고선수를 육성선수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름이 바뀌었을 뿐 신고선수들에 대한 환경과 처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FA 선수와 신고선수의 연봉을 단순 비교할 문제는 아니다. 공급을 늘려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양질의 선수를 육성하면 양극화 현상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독립리그를 기대하기 힘들다면 협회 차원에서 공급을 늘려 양질의 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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