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실력‘ 위주 선수기용…홍명보호 ‘의리축구’ 지웠다

입력 2015-02-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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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제공=뉴시스)
축구국가대표팀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에서 준결승을 거뒀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뛰어난 경기력으로 대표팀을 이끈 슈틸리케<사진> 감독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홍명보 감독과 차원이 다른 선수기용을 통해 대표팀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평이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1일 오후 7시 호주 시드니 ANZ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주최국 호주에게 1-2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나자 실망과 아쉬움 대신 대표팀을 응원하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대회 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펼친 대표팀에 대해 국민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낸 것.

이빨 빠진 호랑이에서 1년만에 대표팀을 아시아의 강호로 탈바꿈 시킨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 직전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과 선수기용 측면에서 비교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짧은 기간, 아시안컵을 준비 하면서 직접 선수들을 체크하고 기용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른바 '의리축구'로 선발하지 않았던, 박주호를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로 활용하면서 강력한 중원을 만들었다.

박주호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애매한 이유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소속팀 활약으로 보나 그의 몸상태로 보나 당시 대표팀 발탁이 유력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그를 뽑지 않았다. 대신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에서 그와 함께 했던, '홍명보 아이들'로 스타팅 멤버를 꾸렸다. 소속팀에서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던 선수를 발탁했다. 경기감이 떨어진 선수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졸전을 치렀다. 결국, 한국은 지난 월드컵에서 1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홍명보의 '의리축구'에 매몰됐던 대표팀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 넣었다. 핵심은 실력 위주의 '선수기용'이다. 학연과 인맥을 무시한 실력 위주의 선수기용으로 대표팀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로는 공격수 이정협, 골키퍼 김진현, 미드필더 박주호, 남태희가 꼽혔다. 이정협은 K리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선수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큰 키에 활동력이 넓은 이정협을 눈여겨 봤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골키퍼 김진현도 만년 후보라는 이름표를 떨쳐 내고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결승전까지 우리대표팀의 무실점 행진을 이끄는 등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박주호와 남태희도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자라잡았다. 이들은 그동안 국가대표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떨어졌기 떄문이다. 하지만 실력을 최우선으로 여긴 슈틸리케 호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진가를 어김없이 발휘했다. 박주호는 중원과 측면을 오가면서 기성용과 함께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졌다. 남태희는 조별리그 2번째 경기 쿠웨이트전에서 골을 기록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가 우승을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우승 트로피만 갖고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승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 성과는 잘 싸워준 모든 선수들이 함께 거둔 결실"이라며 "한국 축구가 미래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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