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회고록에 박근혜 정부 발끈… 긴장감 고조

입력 2015-01-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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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가 즉각 대응에 나서면서 전·현직 정권 간 갈등이 짙어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출간될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재임시절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와 남북관계 비사 등을 언급했다. 회고록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속내를 지적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해 훈수를 두는 내용이 담겼고 이에 청와대는 30일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세종시 수정안 부결 사태와 관련,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며 “돌이켜보면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회고록에서 북한이 다양한 채널로 먼저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 거액의 현금과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요구했다는 남북간 비밀접촉의 내용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나눈 비화도 담겨있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실을 찾아 세종시 추진이 2007년 대선공약이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도 세종시 공약 이행을 약속하면서 박 대통령의 유세 지원을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가 정치공학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석되는 것은 과연 우리나라나 당의 단합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즉, 당시 정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수정안을 반대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해석은 정치공학적이고 국가통합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한 셈이다.

청와대는 회고록에서 남북관계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남북문제, 남북대화를 비롯해 외교문제가 민감한데 세세하게 (비사가) 나오는 것이 외교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이 언론에서 많이 있고, 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MB 회고록의 내용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은 최근 정국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친이간 계파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 지지율이 국정운영 마지노선인 30%대마저 붕괴되면서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전임 대통령 회고록이 국정운영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청와대의 판단이 이 같은 발빠른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미 여당내에서도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인사들은 너무나 성급한 회고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친이계 인사들은 청와대의 ‘MB회고록 비판’에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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