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2017년까지 자본지출 150억 달러 삭감 계획…코노코필립스는 전년比 33% 축소

미국 정유회사 코노코필립스, 다국적 기업 로열더치쉘(이하 쉘)이 유가폭락 영향으로 예산 삭감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가 하락으로 회사 경영에 위기를 느낀 기업들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미 비상경영계획을 마련했다.
영국 정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최근 북해사업과 관련된 인력 300명을 해고하고 전체 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겠고 밝혔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도 이달 초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작년보다 10%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코노코필립스와 쉘도 글로벌 석유기업들의 예산 삭감 행보에 동참했는데 그 수위가 높다고 FT는 전했다.
쉘은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150억 달러(약 16조4600억원) 규모의 자본지출을 줄이며, 40여 개의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쉘의 벤 반 뷰르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 운영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다만 유가 하락을 주시해야지 과민반응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전년 대비 33% 삭감한 115억 달러로 계획했다. 옥시덴털석유도 자본지출 규모를 전년보다 33% 줄여 운영키로 했다.
쉘과 코노코필립스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배경은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쉘은 지난해 4분기에 326억 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2% 늘어난 수치지만, 시장 전망치는 밑돈 수준이다. 이날 주가는 전일 대비 4.3% 급락한 20.60유로를 기록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지난해 주당순이익이 전년보다 57% 급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소폭 상승한 배럴당 44.53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은 배럴당 44.45달러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