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FOMC 성명서 ‘금리인상에 인내심’ 표현 유지...경제 평가 개선에 올해 중순 금리인상 가능성 커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매파 쪽으로 이동한 것일까. 연준이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경기 판단을 상향하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금리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갖겠다(be patient)’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은 이전에 비해 호전되면서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연준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FOMC를 통해 “경제가 견고한(solid) 확장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FOMC 당시 ‘완만한(moderate)’이라는 표현에서 더욱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고용시장과 관련 일자리가 ‘견고한’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표현 대신 ‘강한(strong)’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유가 급락과 함께 관심을 끌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연준은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갔다. 연준은 미국의 물가가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할 것이나, 저유가의 일시적인 영향이 줄면서 중기적인 관점에서 목표인 연 2%에 점진적으로 다가설 것으로 봤다.
이는 해외 경제의 부진과 최근 일부 지표의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경기 평가가 이전에 비해 호전됐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판단 상향과 함께 연준이 이전보다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를 고려할 때 연준의 긴축이 가속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당시 기자회견에 나서 앞으로 최소한 2차례의 회의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는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모건스탠리는 전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내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연준은 이날 FOMC에 참가한 10명의 정책위원이 성명에 모두 찬성했다고 밝혔다. FOMC가 만장일치로 마무리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저유가와 글로벌 경제의 부진 여파로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만큼, 이날 FOMC 성명이 투자심리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했다.
피터 북바 린제이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해외 경제의 불안과 달러 강세의 부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고용시장의 개선에 주목하면서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이 여전히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4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여전하다”며 “6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연준이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올해 금리 동결을 점쳤다.
이날 FOMC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FOMC 성명 직후 주식시장에서 주요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유가 급락까지 더해지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빠지는 등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표현에 주목하며 국채를 사들였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현재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2bp(1bp=0.01%P) 하락한 1.71%를 기록했다.
연준은 오는 3월 17일부터 이틀에 걸쳐 차기 FOMC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가속화한 지난 2008년 12월부터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