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성공적인 영토 확장…지주회사 변신 가속도

입력 2006-11-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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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삼성그룹서 독립…M&A로 세불리기 재계 16위

5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67개 최다 계열사 보유

CJ, 해찬들ㆍ한일약품 등 잇단 합병 지주회사 전환작업

최대 물류업체 대한통운 인수 관심 재계 지각변동 예고

‘삼성가의 장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거침없는 세(勢)불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올 2월 삼호F&G를 인수한 데 이어 4월에는 유진그룹으로부터 케이블방송 드림씨티방송을 사들였다. 8월에는 CJ그룹의 물류회사인 CJ GLS가 삼성물산 물류 자회사 HTH를 사들여 택배분야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 회장의 기업 사냥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한 듯 하다. 국내 최대 물류업체인 대한통운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는 등 최근 까지도 굵직굵직한 M&A에는 CJ그룹이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계열회사에 대한 흡수합병 등을 잇따라 실시하며 그룹 핵심인 CJ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5년간 중소형 매물에 대한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숨가쁘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기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수직 계열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데서 비롯된다.

대형 M&A를 통해 성공적인 영토확장을 해왔던 CJ그룹이 이제는 지배구조의 변신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 6조300억원, 순이익 2130억원

CJ그룹은 지난 1995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이래 4대 주력분야에서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M&A를 통해 영토확장을 해왔다.

식품&식품서비스(CJ, CJ푸드빌, CJ푸드시스템), 바이오(CJ, 한일약품), 미디어&엔터테인먼트(CJ엔터테인먼트, CJ CGV, CJ미디어, CJ케이블넷), 신유통(CJ홈쇼핑, CJ GLS, CJ올리브영), 시너지사업군(CJ개발, CJ투자증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진출할 수 있는 사업 기회가 많다는 의미의기도 하다.

지난 1일 기준으로 거느리고 있는 국내 계열사만 CJ를 비롯, CJ CGV, 한일약품공업(1일 CJ에 합병완료), CJ홈쇼핑, CJ푸드시스템, CJ인터넷, 삼호F&G 등 상장사 7곳을 포함 67개사에 이르고 있다. 5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최대 규모다.

M&A를 기반으로 한 CJ그룹의 성장은 일단 성공적이다. 2006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로 발표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는 16위(6조8000억원).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그룹 중 가장 앞선 재계 15위 신세계그룹(7조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만 6조300억원, 순이익은 2130억원에 달하고 있다.

CJ그룹 계열사간 지배구조의 핵은 단연 지주회사격인 CJ다. CJ CGV 36.73%(이하 지분율 보통주 기준)를 비롯, CJ홈쇼핑 33.86%, CJ푸드시스템 59.51%, CJ인터넷 25.26%, 삼호F&G 46.52% 등의 지분율로 5개 상장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장외 계열사들에 대한 출자 지분도 만만찮다. 신동방CP(이하 지분율 99.56%), CJ엔터테인먼트(100%), CJ개발(99.87%), CJ미디어(60.2%), CJ GLS(25.39%), CJ투자증권(31.88%), CJ창업투자(90%), CJ푸드빌(84.83%), CJ올리브영(50.00%) 등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명실공히 CJ그룹내 핵심 계열사인 셈이다.

◆CJ 정점 CJ홈쇼핑, CJ CGV 등 小모회사 체제

이어 주력 사업군 별로 CJ홈쇼핑, CJ CGV 등의 소(小) 모회사를 두고 있다. 홈쇼핑 업계 2위인 CJ홈쇼핑은 우선 CJ케이블넷-케이블TV(SOㆍ종합유선방송)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점에 있다.

CJ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CJ홈쇼핑은 CJ케이블넷 지분율 89.48%(보통주 기준)로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CJ케이블넷은 CJ케이블넷중부산방송(65.19%), CJ케이블넷가야방송(97.45%), CJ케이블넷해운대기장방송(80%), CJ케이블넷북인천방송(67.02%), 동부산방송(58.61%), 단지넷(100%) 등의 케이블TV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다.

CJ홈쇼핑은 또 지난 4월 유진그룹으로부터 드림씨티방송을 3577억원에 인수, 95.50%의 지분으로 계열사에 편입시켜 놓고 있다. CJ텔레닉스와 엠플온라인 2개 100% 자회사도 두고 있다.

국내 1위의 국장체인 및 영화배급 업체 CJ CGV는 CJ조이큐브 90.51%, 씨지브이씨네마 100%, 프리머스시네마 80.01% 등의 지분으로 해당 계열사들을 영향력 안에 두고 있다.

택배업체인 CJ GLS는 지난 8월 삼성그룹 계열 물류업체인 HTH의 지분 91.65%를 56억원에 인수했고, 계열사 시가와익스프레스코리아의 지분 35%를 소유하고 있다.

‘넷마블’로 대표되는 온라인게임업체 CJ인터넷은 CJ아이지(100%), 애니파크(53.21%), 게임알로(70%) 등을 지배하는 구도다. 이밖에 올 4월 기존 CJ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신설된 CJ엔터테인먼트는 CJ엔키노(86.13%), 아트서비스(44%), CJ코드(50%)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식자재, 농수축산물 유통, 위탁 단체급식업체인 CJ푸드시스템은 한일식자재마트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슈퍼피드 역시 돈돈팜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CJ미디어는 CJ파워캐스트(70.1%), CJ사운드(74.99%), CJ엔지씨코리아(67%), 월드이스포츠게임즈(44.44%), 챔프비전(50%), CJ코드(50%) 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CJ뮤직은 좋은콘서트 지분 51%를 소유하고 있다. CJ그룹내 금융 계열사인 CJ투자증권은 CJ자산운용 지분 91.8%를 갖고 있다.

◆삼성가의 장손 이재현 회장 CJ 지분 20.5% 보유

CJ그룹 67개 계열사의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으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46) CJ그룹 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 졸업 후 1983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6월 제일제당이 삼성에서 분리된 후 이 회장은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며 2002년 CJ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승진해 최고경영자가 됐다.

이 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CJ의 최대주주로서 20.45%의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 전체에 대해 안정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특수관계인 2인과 CJ 자사주 18.09%를 합하면 38.62%에 이른다.

타 계열사 지분도 갖고 있지만 CJ홈쇼핑 0.32%, CJ푸드시스템 0.7%, CJ인터넷 1.35% 등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CJ가 그룹내 지배구조 측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케 하는 부분이다.

이 회장의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논의 자체가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이 회장이 46세의 나이로 왕성한 경영 활동을 벌이는 데다 외아들인 선호(17)씨나 딸인 경후(21)씨의 경우 나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후계 승계를 위한 지분 기반은 착실히 다져 나가는 모습이다. 경후씨는 현재 CJ 우선주 0.98%를 비롯, CJ 미디어 2.91%를 갖고 있다. 선호씨는 CJ 미디어에 대해 개인 주주 중에서는 가장 많은 7.33%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누이로서 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미경(48) CJ그룹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총괄 부회장도 CJ미디어 1.5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81년 서울대 가정교육학과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씨는 CJ 경영기획실 기획담당 상무로 있다. 이미경 부회장과 이재환 상무는 CJ에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 CJ, 해찬들, 한일약품 등 잇단 합병 지주회사 전환 진행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는 현재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올 4월 CJ엔터테인먼트의 분할 지주회사와 CJ모닝웰, 지난 9월 해찬들, 이달 한일약품 등 일련의 합병 작업들은 사전 정지절차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CJ의 김진수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CJ는 식품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CJ엔터테인먼트, CJ홈쇼핑 등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성격이 혼재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혀 CJ의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했다.

지주회사 ‘CJ’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정비와 수직적 체계화를 통해 단순ㆍ투명한 지분ㆍ소유구조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으로 투명경영, 책임경영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의 주식 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을 넘는 기업을 지주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 200%(공정거래법 개정중) 이하 ▲자회사 지분율 상장사 30%, 비상장 50% 이상 유지 ▲자회사 외의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비계열사 주식 발행주식 대비 5% 초과 소유 금지 ▲금융사 주식 소유 금지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자회사 역시 손자회사 지분을 50%(상장사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CJ가 보유하고 있는 CJ투자증권 지분 등 CJ가 지주회사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이래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M&A를 통해 성공적인 영토확장을 해온 CJ그룹이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새로운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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