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가 교육기관인가

입력 2006-11-13 09:12수정 2006-11-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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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가 교육 요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여신금융협회는 육군 26사단 장병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6사단은 일반 사병까지 전 장병에게 체크카드를 발급, 이를 통해 군대를 ‘경제교육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26사단은 젊은이들이 2년간의 군대 복부기간 동안 경제교육을 받아 전역 후 사회에 나가서도 재테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제교육 방침을 세우고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장병들에게 맞는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여신금융협회에는 여러 부대에서 경제교육을 부탁하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여신금융협회와 가장 먼저 군대 경제교육을 실시한 26사단은 올해 말 제대를 앞두고 있는 병장들에게 모두 경제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욕심에 여신금융협회에 올해 말까지 무려 30회에 달하는 교육을 요청한 상태다. 내년부터는 신병 위주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신금융협회가 이러한 교육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업무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의 직원은 30여명. 카드사를 비롯해 할부금융, 리스사, 신기술금융사 등 여신금융협회 소속 회원사의 업무를 모두 총괄하기에는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게다가 연말정산을 앞두고 바뀐 제도에 따라 백화점카드를 포함한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 집중기관으로 선정돼 이를 무리없이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점검하느라 눈코뜰새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교육을 전담하는 인력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주로 홍보부에서 홍보업무에다 소비자보호업무와 함께 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 백영수 여신금융협회 부회장도 직접 수시로 교육현장에 나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월 4회 정도 초중고생, 그리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각종 협회에도 경제교육을 요청하면 나가고 있다.

26사단의 경제교육이 알려진 이후 군부대에서도 교육 요청이 쇄도 하면서 현재 4건의 교육일정이 잡혀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6사단의 금년 말까지 30차례 교육 요청은 여신금융협회에서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다.

여신금융협회는 26사단의 ‘의지’를 알기 때문에 이를 수용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26사단에 교육 횟수의 조정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서울대와 함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이해도 평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때 금감원은 금융교육을 받은 학교의 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26사단뿐만 아니라 많은 부대, 그리고 많은 학교 등에서 아직도 여신금융협회에 경제교육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의 경제교육을 각종 협회에만 맡겨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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