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닌 시’ ‘창’ 등 총 51권… 70주기 맞아 유품·유고 공개
릿쿄대 한국사무소장인 유시경 신부가 중심이 된 전시회 준비위원회는 다음달 5~25일까지 일본 3개 도시에서 순회전시하는 ‘시인 윤동주 70주기 기념 후쿠오카, 교토, 도쿄 순회전시회’를 연다.
윤동주의 육필 원고가 일본에서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되는 곳은 모두 윤동주의 삶과 연관된 곳이다. 윤동주는 도쿄와 교토의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시 아닌 시’, ‘창’ 등의 친필 유고를 비롯해 윤동주가 보유하고 있던 ‘정지용 시집’, ‘화사집’, ‘백석시집 사슴’ 등의 시집과 폴 발레리의 ‘시학서설’, 마르셀 프루스트의 ‘치유의 나날’ 등 51권이 전시된다. 책에는 윤동주가 밑줄 그은 부분까지 담겼다.
전시회 준비위원회는 자료를 소장한 연세대에서 대출받아 행사를 진행한다. 대출되는 자료는 모두 복제본이지만 해진 부분까지 정밀하게 옮긴 복제본이라는 게 준비위의 설명이다.
순회전 기간에는 고은 시인,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과 교수, ‘윤동주 평전’을 쓴 송우혜 작가 등이 진행하는 강연회도 열린다.
2013년부터 전시회를 준비한 유 신부는 “윤동주가 경색된 한일관계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그동안 일부 일본인들이 윤동주의 삶과 작품세계를 연구해 왔는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윤동주의 삶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릿쿄대학 시인 윤동주기념회·후쿠오카 윤동주 시낭독 모임·동지사대학 코리아동창회 윤동주 추모회 등 3개 단체가 주최하고 연세대가 후원한다.
한편 1948년 발간된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판본이 지난 21일 경매에 나왔다.
문화경매사 코베이에 따르면 이 시집은 정음사에서 발간된 것으로 시작가 250만원에 경매가 시작됐으나 경합 끝에 1300만원에 낙찰됐다.
2013년에도 같은 책의 초판본이 출품돼 39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지만 이번 출품작은 보존 상태가 훨씬 좋아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고 코베이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