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황창규 KT 회장의 1주년, 불투명한 2015년

입력 2015-01-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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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이면 황창규<사진> KT 회장이 취임한지 꼭 1년이 됩니다. 꽤 의미있는 날인데도 황 회장은 1주년 행사를 신사옥 이주 행사로 대체했습니다. 황 회장의 검소한 성격 때문이라기 보다, 1주년 행사에 맞춰 내세울만한 성과가 없어서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입니다.

사실 황 회장이 지난 한해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어쩔 수 없는 면이 많습니다.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시장, 이석채 전 회장의 방만 경영으로 무너진 수익구조, KT ENS 사기사건 연루, 개인정보 유출까지 온갖 사건·사고 뒤처리만도 버거웠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8500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기가토피아라는 통신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6일 기자실을 찾은 황 회장은 과거의 공과 실을 솔직히 따지기를 회피했습니다.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부분, 그리고 자신에게 주는 점수에 대한 기자의 질문이 있었지만 즉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아직 두루뭉술한 미래의 비전을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황 회장은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한 초연결, 홀로그램 등 콘텐츠와의 융합, 헬스케어와의 융합, 에너지 효율화, 재난안전 및 보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 같이 통신인프라 기반 융복합 사업을 강화해 내년에 관련사업 매출을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5G&비욘드(Beyond)’를 주제로 기조연설할 예정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래픽 밀집지역에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기술인 ‘Ultra-dense Network’와 같은 5G 인프라 구축기술을 전세계에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각종 5G 전송기술과 다양한 IoT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나 세계와 통할 수 있는 5G 응용기술도 전시한다는 방침입니다. 황 회장이 늘 강조하는 ‘세계최초’, ‘1등 기업’이라는 명제와 잘 맞물리는 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 합니다. 그가 강조하는 미래의 비전을 곧이 곧대로 믿기에 황 회장이 1년 동안 보여준 성과는 구조조정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여의도 증권가는 가입자 확대, 해외시장 진출, 신기술 개발 등 제대로된 실적을 보여주지 않으면 올해 역시 그저 고정비용을 줄이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되던 지난해 4월과 8월을 제외하고는 KT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석채 회장 시절 때 보다 못할 때도 종종 보였습니다.

황 회장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지난해가 준비의 해였다면, 올해는 성과를 내는 해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그의 말 대로 KT가 올 한해 풍성한 수확을 거둬 진정한 ‘황의 마법’을 보여 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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