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vs 마흐무드 '큰형님' 격돌…오늘(26일) 아시안컵 4강 이라크전

입력 2015-01-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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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악연을 넘어야 결승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오스트레일리아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상황은 한국이 유리하다. 26일 4강전까지 이라크보다 하루를 더 쉬고, 이라크 핵심 미드필더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에서 한국은 69위인 반면 이라크는 114위에 머물러 있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는 한국이 6승10무2패로 우위에 있다.

그러나 마냥 쉽게만 볼 수 없다. 한국은 2007년 아시안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무릎을 꿇었다. 이라크는 특히 8강에서 전쟁까지 치른 앙숙이자 아시아 최고 랭킹인 이란을 승부차기 끝에 꺾으며 사기가 최고조에 올라있다. 평균 연령 23.5세의 젊은 팀으로 기세로만 보자면 한국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이라크 전력의 핵은 주장 유니스 마흐무드(32)다. 마흐무드는 어린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이라크 대표팀에서 유일한 30대 선수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고 있는 공격수다. 2007년 아시안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이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이라크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8강 이란전에서 연장 전반 역전골과 승부차기에서 파넨카킥을 선보이며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줬다. A매치 132경기에서 53골을 터뜨렸고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4경기 2골을 기록 중이다. 수비의 축은 샬람 샤키르다. 191cm의 장신으로 공중볼은 물론 볼 트래핑 능력도 좋아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다. 이란과의 8강 승부차기에선 7번째 키커로 나서 이라크의 4강행을 결정지었다.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한국전에서 역사적으로 좋은 기억이 있다. 체력적, 정신적인 압박을 이겨내고 경기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에 마흐무드가 있다면, 한국은 ‘맏형’ 차두리(35)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대회 맏형으로 무실점 수비진의 중심을 잡아주며 3경기 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선 1-0으로 앞선 연장 후반 14분 70여m를 질주한 뒤 손흥민의 쐐기골을 배달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손흥민은 8강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부진을 털어냈고, 주장 기성용은 전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대표팀의 허리를 지탱했다. 구자철과 이청용이 부상으로 중도하차하며 팀의 무게감이 떨어진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라크전 베스트 11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 투입했던 선수들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은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까지 각각 7명의 선수를 바꿨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2명만 변화를 주며 안정을 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2007년 우승국이다. 방심해선 안 된다. 물론 우리가 우승할 저력이 있다고 보지만 우승은 내일 경기에서 이겨야 실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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