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방향 대동맥박리, 약물치료 장기생존에 효과

입력 2015-01-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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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교수팀, 치료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좌측부터 심장내과 송재관 교수,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 흉부외과 김준범 교수
초응급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려진 대동맥박리가 형태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송재관 교수, 흉부외과 주석중·김준범 교수 연구팀이 1999년부터 2011년까지의 대동맥박리 환자 중 혈류의 역방향으로 대동맥박리가 일어난 49명을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수술보다 약물치료가 장기생존율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역방향 대동맥박리 환자 중, 특정 조건이 만족된 환자 16명에게 수술 없이 약물치료를 했더니 5년 생존율이 100%로 나타나, 수술을 한 환자 33명의 5년 생존율 81.2% 내외 보다 더 높은 5년 생존율을 보였다.

대동맥 박리란 심장과 연결돼 우리 몸 곳곳으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내벽이 찢어져, 혈액이 원래 흘러야하는 통로(대동맥 진강)가 아닌 내막과 중막 사이의 분리된 새로운 공간(가성 내강)에도 피가 흐르는 것으로, 대동맥의 장축을 따라 대동맥 벽이 갈라지는 파열 직전의 매우 위험한 현상을 말한다.

그동안 대동맥 박리가 일어난 위치에 따라 치료 지침이 달랐는데, 대동맥 궁을 기준으로 심장과 가까운 부분인 상행대동맥 박리는 수술을, 복부 쪽으로 뻗은 하행대동맥 박리는 약물치료를 원칙으로 했지만 역방향 대동맥박리는 마땅한 지침이 없었다.

지팡이모양으로 생긴 상부 대동맥은 혈액이 궁을 지나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대동맥박리 역시 혈류와 같은 방향으로 찢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아주 드물게 역방향으로 대동맥박리가 진행되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송재관, 주석중, 김준범 교수팀이 대동맥박리 발병 당시 혈류가 안정적이며, 상행대동맥의 분리된 내강이 혈전으로 차 있고 심장과 가까운 상행대동맥의 직경이 5.5cm 미만인 환자들에게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했다.

그 결과, 약물치료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이 수술환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표본이 적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던 역방향 대동맥박리에서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송재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형태의 대동맥 박리를 CT등과 같은 최첨단 영상기법을 이용해 정확하게 진단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의 협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대동맥박리는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급증하는 응급질환이므로, 흉부를 칼로 찢는 듯 하거나 혈압을 상승시킬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료경험이 많은 대동맥질환 전문 병원으로의 신속한 이송 후 시기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치료 지침에 관해서 정확히 정립 되지 않던 역방향 대동맥박리 치료에 새로운 치료 방침을 제안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미국 심장학회 공식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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