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메르겔 독일 총리 만나 양적완화 구상 설명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 중앙은행이 각기 자국의 국채를 국가부채 총액의 20~25% 선에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적완화(QE) 방안을 제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이날 발매된 슈피겔의 최신호 기사를 통해 지난 14일 드라기 총재가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만나 이런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그리스의 국채는 살 만한 등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 중앙은행에 대해서는 국채 매입 의무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정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ECB가 본격적인 미국식 양적완화를 시행한다면 직접 각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입 규모는 최소 2500억 유로에서 최대 1조 유로(약 1253조5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슈피겔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ECB는 시장의 관측과는 달리 자신을 대신해 각국 중앙은행을 양적완화 주체로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독일정부가 이런 드라기 총재의 이런 구상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ECB 통화정책위원인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장은 “만약 각국 중앙은행이 타국이 아닌 자국 국채만을 매입 대상으로 삼는다면 원치 않는 재정리스크 재분배 위험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CB가 직접 모든 국가의 국채를 사면 국채 등급이 불량한 국가의 리스크가 우량국으로 넘어가고 ECB에 대한 재정 기여도가 큰 부국의 부담 역시 커지지만 각국이 자국 국채만 산다는 이를 피할 수 있다는 견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ECB는 오는 22일 2015년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국채 매입 여부를 포함한 전반적인 양적완화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