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발표는 '제멋대로'

투자자 불편 초래...부진한 실적 감추기용 비판도 제기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분기 실적발표 방법이 회사별로 달라, 투자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실적을 감추기 위한 일종의 '편법'이라는 눈총도 받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은 2006회계연도 2분기(7월~9월) 잠정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이미 발표했던 1분기(4월~6월) 실적과 합산해서 내놓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을 파악하기 위해 상반기 실적에서 1분기 실적을 빼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들 증권사는 특히 2분기 실적을 별도 발표하지 않고, 상반기 실적으로 내놓음에 따라 실적발표 내용이 시각적(?)으로 좋아지는 효과도 누렸다.

대신증권의 경우, 회사 측이 발표한 상반기 실적만 놓고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2005년 4월~9월)대비 1.9%와 6.3% 증가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만 별도로 계산해보면, 전년동기(2005년 7월~9월)에 비해 51.9%, 42.2% 줄었다.

현대증권 역시 상반기 누적으로 발표한 순이익은 전년동기(2005년 4월~9월)보다 21% 증가했으나, 2분기 순이익만 따로 떼어내 계산하면, 전년동기(2005년 7월~9월)대비 41.5% 감소했다.

대우증권은 아예 2분기 또는 상반기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지난달 31일 내놓은 9월 실적으로 대체했다. 그동안 7월, 8월 등 월별로 실적을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증권이 지난 1분기 실적은 합산해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2분기 실적을 알기 위해선 7월, 8월, 9월 실적을 모두 계산해봐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반대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월별실적을 발표하고 있음에도 2분기 실적을 별도로 집계해 발표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2분기 실적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적어도 투자자 배려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실적발표 방법이 제각각인 이유는 영업실적 잠정치 발표가 공정공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공정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발표 방법에 별도의 제약이 없다. 가령, 월별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면 굳이 분기실적(잠정치)을 별도로 내놓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공정공시의 취지가 투자 정보 제공인 만큼, 투자자 편의를 생각해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공시당국의 시각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공시총괄팀 관계자는 "잠정실적발표는 공정공시 사안인 만큼 공시 제출 형식에 제약은 없다"며 "그러나 이처럼 일관성 없이 발표한다면 실적공시를 보는 투자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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