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금품 로비에 '경악'…대보그룹 임원, 뇌물 넘길때 빵 봉투에 '슬쩍'
막사, 병영 등 군 관련 공사를 수주하며 덩치를 키워온 대보그룹의 실체가 드러났다.
검찰은 14일 대보그룹 일가의 비자금 조성, 군 공사 수주 관련 비리 혐의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구속 기소)과 임원들은 군이 시설공사를 발주할 때부터 평가 때까지 체계적으로 금품 로비 전략을 수립해 실행했다.
우선 기술평가 심의위원 후보자로 예상되는 교수 등에게 식사나 금품 제공, 골프 접대 등 사전 로비를 벌여 친밀감을 조성한 뒤 평가위원으로 선정되면 본격적인 금품 로비를 시작했다. 평가위원들의 배점 비중에 따라 뇌물 액수도 1000만원~3000만원으로 차등을 뒀다.
또 대보그룹 임원이 사업권 낙찰을 위해 기술평가 위원에 집중적으로 로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군 공사 낙찰자 선정은 기술점수와 가격점수 합산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격점수는 경쟁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
평가위원에 대한 로비를 위해 군 출신을 회사 임원으로 직접 채용하거나, 군 출신 장교·군무원 등을 브로커로 쓰기도 했다. 대보그룹은 2010년 평가위원 선정 하루 전 육군 공병장교 출신 A씨를 이사로 영입해 로비에 투입했다.
평가위원들에게 현금을 건네는 수법도 다양했다. 부사장 B씨는 제과점에서 구입한 빵 봉투 밑에 현금을 넣어 뇌물을 전달했다.
최등규 회장은 20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자금으로 활용했다. 최등규 회장은 비자금 조성을 위해 일선 부장에서부터 전·현직 CEO까지 차명계좌 23개를 동원했다.
검찰은 군 공사 수주를 위해 평가 심의위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최등규 회장 등 임직원 9명과 경쟁업체 임직원 4명, 로비 브로커 4명, 평가위원 4명 등 총 23명을 입건하고 이중 7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평가심의위원 중 현직 군인 4명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한편 각종 관급공사를 수주해 매출을 늘려나간 대보그룹은 2013년 매출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으며, 고속도로 휴게소 3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