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백화점…아래 주차장에선 무슨 일이

입력 2015-01-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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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신년 세일'을 맞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층마다 고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분주한 것은 화려한 조명과 인테리어 아래에서 일하는 백화점 매장과 직원들만이 아니다. 줄지어 들어오는 백화점 방문 차량을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각 층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안내하는 '주차요원'들도 눈코 뜰 새 없기는 마찬가지.

차로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처음 마주하는 '백화점의 첫 인상', 이들은 어떻게 근무할까.

최근 부천 현대백화점 '고객 갑질' 사건을 다룬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들은 '주차 아르바이트생'으로 언급됐지만,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백화점마다 상황이 다를 수는 있지만, 주요 대형 백화점의 경우, 아웃소싱(외주) 형태로 주차서비스 전체를 전문업체에 맡기고, 주차요원들은 모두 이 전문 업체에 속한 직원들이다.

12일 롯데백화점 본점의 주차서비스를 10여년 넘게 맡은 주식회사 '더 맨'의 김유인 부장도 무엇보다 이 점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언론은 물론이고 대부분 고객들도 백화점 주차요원을 '알바생' 정도로 알고 있지만, 이들은 적어도 1년이상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면접과 테스트 등을 거쳐 선발된 우리 회사의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4대보험 보장과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받고, 상당 수가 수 년이상 근무한 전문가들"이라고 전했다. 주말 근무 등만 전담하는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의 채용도 있지만, 전체 근무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설명이다.

업체측에 따르면, 현재 더 맨은 롯데 본점과 연 30억원(월 2억6천만원 정도) 규모의 주차서비스 용역 계약을 맺고 약 130명의 직원을 본점에 배치, 운용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보통 백화점 개·폐장 시각에 맞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평출) 10시간 정도다. 하지만 '1시간~1시간 20분 근무 후 40분~1시간 휴식' 형태가 반복되기 때문에 실제 일하는 시간은 6시간 정도라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직원 본인이 원하거나 업무가 밀리는 경우 연장근무도 가능하다. 또 일반(평출) 근무조보다 2~3시간 앞서거나(조출) 늦게(후출) 출근하는 조, 야간 전담조 등도 운영해 전체적으로는 백화점 뿐 아니라 롯데호텔 주차 고객을 위한 24시간 주차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일하고 주차요원이 받는 급여는 입사 첫 해 기준으로 포스트(위치) 등에 따라 월 120만~160만원 수준이다. 물론 근무 연수나 연장 근무가 늘어나면 더 많은 보수를 기대할 수 있다.

주차요원들이 입는 코트와 패딩 등 유니폼과 식비, 간식 등은 롯데백화점측에서 제공한다. 주로 식사는 백화점 12층 식당가 등에서 식대 카드를 이용해 해결한다.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체력과 서비스 마인드다.

김유인 부장은 "교대 근무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서 서비스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우선 업무를 견딜 수 있는지 체력을 보고, 채용 전 실무 업무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인으로서 태도가 갖춰져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천 현대백화점에서 고객이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린 사건에 대해서는 "(만약 해당 주차요원이 고객측 주장대로 주먹질 시늉을 했다면) 입사과정은 물론 채용 후에도 많은 서비스 교육이 이뤄지지만, 순간적 감정 등에 따라 돌출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고객이 주차요원을 단순히 알바생이 아니라 서비스 직업인으로 여겼다면, 그렇게까지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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