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가 마약 운반범으로 체포돼 프랑스에 구금됐던 실화를 담은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사건에서 마약 운반을 시킨 범인이 10년 만에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9일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마약)로 전모씨(52)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2004년 10월과 이듬해 2월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의 부인 장모씨 등 3명에게 해외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알고 “가방을 옮겨주기만 하면 40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마약을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가 장씨 등에게 운반시킨 코카인은 총 48.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당시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체포된 뒤에야 가방 안에 10㎏ 넘는 마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장씨는 프랑스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2년 동안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장씨의 사연은 2013년 영화로 제작됐고 영화에 표현된 외교 당국의 무능한 대처가 논란이 됐다.
전씨는 10년 동안 사정 당국을 피해 도주했으나 지난달 남미 수리남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그는 수리남 현지에서 마약범죄가 적발돼 추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씨의 공범 2명은 2005년과 2011년 각각 검거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