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추위,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살벌한 겨울 날씨 탓에 방한용품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한국 패션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패션 전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의 시즌 잡화 판매량(2014년 12월 15~17일)이 직전일 대비 245%, 방한 부츠는 187%, 기모 및 발열소재 레깅스는 73%까지 올랐다. 패션 상품 역시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겨울철 웜비즈(warm biz, 실내 난방비를 아껴 에너지 소비를 줄여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취지의 마케팅)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터틀넥 티셔츠의 판매량은 직전일 대비 195%, 패딩코트는 163%, 털코트는 121%의 판매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온성과 멋스러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센스있는 한파패션을 위한 필수 아이템은 무엇일까.
퍼(fur)는 한파를 이길 수 있는 일등공신 아이템이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풍성한 퍼코트는 매서운 추위에 끄떡없을 만큼 예사롭지 않은 위엄을 뽐낸다. 해외 유명 컬렉션에서도 다양한 퍼코트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보기만해도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는 퍼 베스트(조끼)를 선보였다. 기존의 퍼 베스트는 주로 이너로 활용하는 아이템이었으나 이번시즌에는 발목을 덮는 길이로 디자인돼 겨울 아우터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슈트와 함께 착용하면 클래식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목까지 따스하게 감싸는 터틀넥(turtleneck, 목에 밀착된 둥글고 높은 칼라의 일종)도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목이 따뜻하면 체온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지 평범하면서도 답답해보이는 터틀넥이 올겨울 치명적인 매력으로 중무장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오버사이즈 터틀넥 니트를 활용한 스타일링은 트렌드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터틀넥 니트원피스를 독특한 짜임으로 엮어내 세련미를 더했을 뿐만 아니라 미니스커트와 부츠를 매치해 멋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이윤진 마르니 마케터는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올 겨울에는 보기만 해도 무거운 느낌이나 부피감이 큰 아이템들이 많이 선보여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발목까지 덮는 롱 길이의 아우터가 대세로 떠올랐다. 보여지는 것 만큼이나 따뜻하기 때문에 올 겨울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체감온도를 높일 수 있는 모자와 양털부츠, 머플러, 이어머프(귀를 덮는 것) 등 방한아이템도 놓칠 수 없다. 올해는 독특한 기술을 접목한 아이템이 등장해 패션피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귀마개에 스피커 기능을 탑재한 일명 스피커를 품고 있는 양털 이어머프가 신개념 방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방한부츠도 덕다운(오리털) 혹은 구스다운(거위털)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극대화했을 뿐만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으로 스타일까지 만족시킬 수 있도록 변신을 꾀했다. 이밖에 니트 디테일이 가미된 가죽장갑, 누빔 디자인으로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뽐내는 장갑 등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