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에게 2억,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2억, 시의회 상임위원장에게 5000만원, 구청장에게 5천만원...'
'서울 강서구 재력가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피살된 송모(67)씨로부터 건네받은 돈의 내역이다. 김 의원은 2011년 12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건네겠다'며 2억 원을 가져간 것을 비롯해 2년여에 걸쳐 꾸준히 송씨에게 돈을 받아 총 5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관정)는 변호사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김 의원을 추가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1심 재판에서 공개된 송씨의 '매일기록부'에는 김 의원이 받아간 돈의 액수와 용처가 적혀있다. 검찰은 매일기록부와 차용증을 토대로 김 의원이 로비자금을 빙자해 송씨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의 로비가 허위인 만큼, 기록부에 등장하는 전·현직 서울시장 등에 대한 조사 필요성은 없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또 김 의원이 송씨와 경쟁 관계에 있는 웨딩홀 업체의 신축을 저지시켜주는 청탁과 함께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은 송씨의 매일기록부에 등장하는 검사와 공무원 등은 따로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매일기록부에 등장하는 A 검사는 송씨로부터 19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지난 8월 대검찰청 감찰을 통해 면직 처분됐다. 검찰은 송씨가 사망한 만큼 A검사가 받은 금품 등에 대가성이 있는 지 확인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또 경찰과 구청, 세무공무원 등에 20~30만원을 준 것으로 기록된 부분에 대해서는 액수가 소액이고, 공소시효가 지난 점을 감안해 기소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