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73)가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1983년 ‘만추’로 스크린 데뷔 후 20년 동안 단 3편의 영화에 출연했을 정도로 영화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하는 김혜자는 ‘마더’(2009) 이후 네 번째 작품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제작 삼거리픽쳐스, 배급 리틀빅픽처스, 감독 김성호)을 선택했다.
‘국민엄마’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우아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노부인 역할로 스크린에 돌아온 김혜자는 “정말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영화가 정말 재밌어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성호 감독님이 애 쓴 것이 보였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김혜자 외에도 최민수, 강혜정, 이레 등이 출연한다. 지난 1991~1992년 방영된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모자 호흡을 맞췄던 김혜자와 최민수는 이번 영화에서 새로운 관계를 연기한다.
김혜자는 “최민수가 지금보다 어린 나이였을 때는 개성이 너무 강했다”며 “아마 그래야만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나이도 들고 아이도 컸다. 이제는 배우로서 빛날 때라고 생각한다. 최민수를 2년 전에 만났는데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최민수의 캐스팅에 100% 찬성했다”고 말했다.
김혜자는 ‘마더’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게 된 것에 대해 “‘마더’ 이후 제가 잘 감당하며 할 수 있을 법한 작품이 별로 없어 망설였다”며 “이렇게 작은 역은 TV에서도 한 적이 없다. 꿈을 꾼 것처럼 지나갔다. 스튜디오에서 7~8일을 있었는데 꿈같았다”고 답했다.
김혜자는 이번 배역에 대해“노부인은 외로운 사람이다. 자기가 제일 옳다고 생각하고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인물이다. 남편도 없고 사랑하는 자식도 죽었다. 믿을 것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시나리오를 보고 노부인 역을 '재수없는 여자 역'이라고 말하더라. 이번 영화를 하며 한 번도 안 웃었다. 원래 잘 웃는 사람인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10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휴먼코미디다. 미국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해체된 가족, 가난, 실업문제, 내 집 마련 등의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다. 3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