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12월은 신차 출시가 뜸한 때다. 연식이 변경되기 직전이기도 하고 이듬해 신차 출시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이례적으로 자동차업체들이 내년 주력 차종을 대거 12월에 쏟아내고 있다. 수입차 출시가 뜸한 연말을 노려 주목도를 높이고 내년 시장 선점을 위해 미리 치고 나가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브랜드 핵심 차종인 신형 제타를 출시하며 콤팩트카 라인업을 완성했고 현대차도 그랜저·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로 하이브리드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들도 연말 시즌에 주력 차량을 내세워 점유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전략을 취했다.
먼저 폭스바겐 코리아가 1일 신형 제타를 출시하며 12월이 신차 비수기라는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서 1위 티구안, 2위 골프, 5위 파사트를 순위에 올려놓은 여세를 연말까지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제타는 1979년 출시후 전세계에서 1천400만대 이상이 팔린 폭스바겐의 주력 차종으로 효율성, 경제성, 주행성능, 실용성, 안락함을 고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첫선을 보인 후 현재까지 1만2천여대가 판매되며 골프와 함께 수입 콤팩트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제타는 전면에 주간 주행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라이트를 채택하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새롭게 디자인해 더욱 넓고 날렵해진 스타일로 변모했다. 실내도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통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새로운 차체 디자인에 공기역학 기술을 더해 차체 크기는 더 커졌지만 공기저항을 10% 줄였다.
탑재된 엔진은 연료효율성은 물론 친환경성까지 갖춰 유럽의 배출가스규제인 '유로6' 기준에 맞췄고 앞으로 미국에서 적용될 'LEV3' 기준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도 12월을 신차 비수기로 넘기지 않으려는 태세다. 7일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16일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각각 출시하며 내년을 하이브리드차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보조금 정책이 시행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3월 출시된 LF 쏘나타를 기반으로 해 제작된 2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ℓ당 18.2㎞로 기존보다 8.3% 향상됐고 엔진 최고출력을 4.0% 높이는 등 주행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연말 주력 차량을 내세워 점유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일본차 브랜드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들은 엔저를 등에 업고 겨울 한파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주력 차량을 내세우고 있다.
혼다 코리아가 3일 2008년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1위의 기록을 가진 CR-V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다. 뉴 CR-V는 기존 모델보다 연비가 개선됐으나 가격은 종전 그대로다.
한국토요타는 앞서 지난달 중순에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를 선보였다. 풀 체인지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지만 가격은 2년전 출시된 7세대 캠리와 동일하다.
고장력 강판과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차체는 더 가벼워진 대신 강성은 강화한 모델로 한국토요타측은 역대 캠리 가운데 가장 핸들링과 승차감, 정숙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닛산도 15일 외관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보강한 쥬크의 부분변경 모델 '뉴 쥬크'를 출시했으며 포드코리아도 9일 링컨의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2015 링컨 MKZ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
르노삼성도 1일 각종 편의사양을 확대 적용한 2015년형 QM3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