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자사주 매입규모 2위...1.4조원
SK의 대규모 자사주 취득이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SK가 올해 초에도 9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어 자사주취득지분은 17.8%까지 증가하게 됐다"며 "최대주주 지분율이 12%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SK는 5383억원 규모(900만주)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해 삼성전자, KT&G, 한국전력에 이어 자사주 매입규모 4위에 올라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까지 더할 경우 모두 1조4015억원 규모로 삼성전자(1조8074억원)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SK는 27일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1300만주를 장내매수한다고 밝혔다. 취득예정금액은 25일 종가(6만6400원) 기준으로 8632억원 규모이며, 취득기간은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다.
자사주매입대금 마련을 위해 SK는 인천 용현동 부지(10만7000평, 1936억원)와 주유소 및 충전소 174개(4700억원)를 매각키로 했다. 또한 ABS발행을 통해 4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총 1조원의 매입대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 연구원은 "SK가 상호 보완적 사업포트폴리오를 통해 이익의 안정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 등으로 현재와 같은 저평가 국면을 점차 벗어나며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사주 매입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고, ▲자사주 매입대금이 차입이 아닌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이뤄지는 점 ▲유휴자산매각 등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 중 자사주매입대금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