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당 3430원 현금배당 작년의 5배…신작 기대·주주환원 약발 주가 급등
지난 3분기 호실적 발표와 함께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을 예고했던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통큰 배당을 결정했다. 거듭된 주가하락에 불만이 고조됐던 소액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김택진 대표의 통큰 배당 카드가 엔씨소프트의 가치와 주식투자 수요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이번 회기 결산배당으로 주당 3430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번 회기 배당금을 예년에 비해 5배 넘게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자사주를 제외하고 총 684억9860만577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
지난 1월 2일 장중 25만3000원까지 오르며 최고치로 올해의 문을 열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서서히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어 모바일 게임 부재, 중국 타이틀의 흥행 부진으로 2분기 실적을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휘청거렸다. 지난 4월부터 주가가 하락하더니 3개월 간 25% 가량 빠졌다. 20만원대의 주가가 반토막 나며 지난 10월8일에는 장중 12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되자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지난 8월에는 김택진 대표의 안티까페까지 등장했다. 소액 주주들은 김 대표에게 책임 경영 의지 표명과 모바일 라인업 공개, 주주들과의 소통, 주주 환원 정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국내 굴지의 게임 업체인 만큼 신중한 전략으로 엔씨소프트만의 모바일 게임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지만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65% 증가한 813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같은기간 대비 25% 늘어난 2116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국제게임쇼 ‘지스타2014’를 앞두고 김 대표가 직접 ‘지스타 프리미어’를 마련해 차기 신작과 모바일 밑그림을 제시하며 주가 흐름이 바뀌었다.
여기에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다. 그리고 엔씨소프트는 주당 3430원 현금 배당이라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액면배당률 686%에 달하는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600원(120억원)의 5배가 훨씬 넘는 것이다. 증시 상장(2000년 7월)은 물론 회사 설립(1997년 3월) 이후로도 최대 수준이다.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분기 5.7배 가량 배당금을 높이자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가 흐름만 놓고보면 김택진 대표의 통큰 배당은 토라진 주주들 마음을 돌려세우는 데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10월초 12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최근 17만원까지 올라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