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65·사진)과 조 회장의 큰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조양호 회장은 1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태에 대해 "저의 여식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진심으로 사죄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양호 회장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제가 교육을 잘못시킨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고,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선 “변명하지 않겠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조양호 회장은 "저를 나무라 달라. 저의 잘못이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또 조현아 전 부사장의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국토부와 검찰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와 대표이사 모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조 회장은 말했다.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복귀는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현아 전 부사장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코트에 회색 목도리를 두른 채 침울 한 표정으로 나타난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국토교통부의 사실 조사를 받기 위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건물로 출석하며 기자들 앞에 섰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에 "직접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거취에 대해선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면서 "아직 다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내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한 것을 인정하는가', '기장과의 협의 하에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하기시켰나?' 등의 질문에는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답만 내놨다.
이날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동안 굳은 표정과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일관했다.
앞서 지난 5일 밤 12시50분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뉴욕발 인천행 비행기에서 마카다미아넛(견과류)을 접시에 담아 건네지 않고, 봉지째로 준 승무원의 서비스가 기내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항공기를 회항, 승무원 사무장을 하기시켰다. 이 과정에서 약 20분 동안 이륙이 늦어졌고, 해당 항공기의 인천공항 도착 또한 예정시간보다 11분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