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해외 진출] 약발 받은 수출길… ‘글로벌 제약’ 싹튼다

입력 2014-12-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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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세계시장 진입 장벽 넘어… 해외법인 설립·증시상장 보폭 넓혀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시장 공략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수출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해외법인 설립도 점차 늘고 있어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의 기반을 닦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 연말엔 수출 2억 달러를 기록하는 제약사도 등장할 예정이어서 국내 제약업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올해 수출 2억 달러를 돌파하는 국내 최초의 제약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녹십자는 최근 1년간 1억68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려 전년 대비 74% 성장했다. 보통 4분기 수출 규모가 큰 만큼, 녹십자는 무난히 올해 2억 달러 수출 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녹십자가 수출 2억 달러를 넘어서면 국내 제약업계에서 최초 사례가 된다. 100년이 넘는 국내 제약업계 역사상 처음인 만큼, 녹십자의 수출 실적에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의 역사는 길지만 아직까지 매출 1조 기업도 나오지 못했고, 정부 규제에 막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이 수출 실적도 저조했다”며 “녹십자의 수출 선전은 최근 해외시장을 두드리려는 제약업계의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에 녹십자 조순태 대표도 최근 열린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 중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심화되고 있는 의약품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에스티도 국내 제약사 가운데 수출 실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억7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수출 1억 달러 달성은 동아에스티가 1981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33년 만에 이룬 성과다. 실제 동아에스티의 수출 실적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5.5%의 성장률을 보이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동아에스티 역시 최근 열린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수출계약의 조속한 체결과 지역을 확대하고, 해외 중점 시장의 지점망 확대,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장하고 있는 수출 실적과 함께 제약사들의 해외법인 구축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중국 법인으로 북경한미약품을 설립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 어린이용 정장제, 기침가래약 등 20여개 제품을 수출해 약 9억60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웅제약도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 7개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엔 중국 의약품 원료 제조사 바이펑을 인수해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녹십자 역시 중국 화이난 시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홍콩 증시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 업종은 전통적으로 내수 의존적 규제산업인데다, 의약품 특성상 각국의 까다로운 허가기준이 존재해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정부 규제에 막힌 국내 제약사들이 활로를 뚫기 위해 해외법인 설립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어 향후 국내 제약업계의 외형이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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