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항독 투쟁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독일군과 싸웠던 구소련 적군 니콜라이 바세닌 장교가 향년 95세 나이로 8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특히 바세닌이 레지스탕스의 투사로 활약할 무렵에 사랑했으나 70년 전에 헤어졌던 프랑스 여인이 숨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해듣고 나서 몇 개월 만에 사망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바세닌은 1941년 나치 독일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1943년 10월 프랑스에 있던 수용소를 탈출해 항독 투쟁을 벌였다. 그는 조국으로 돌아간 직후 반역혐의로 체포돼 굴라그(구소련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장기간 갇혀 지내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수용소를 탈출해 프랑스의 농촌 게릴라 조직에 투신한 그는 25명 정도를 이끄는 지휘관으로 올라섰고 당시 상관이던 제라르 모노의 딸 잔느와 사랑에 빠졌으나 모노의 반대로 결혼에는 실패했다.
1945년 누명을 쓰고 15년형을 선고받은 그는 굴라그에서 몇 년간 수형생활을 한 뒤 풀려나 시베리아에 유배됐다. 이후 1991년에 다시 복권된 그는 항독 투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영예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또 생 소를랭 다르브르시의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바세닌은 죽기 몇 년 전부터 잃어버린 연인 잔느를 찾아 헤맸고 잔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한 달 뒤인 지난 6월 투쟁 장소였던 프랑스 동남부 지역을 여행하며 옛 연인 잔느를 그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브게니 쿠이바셰프 러시아 스베들롭스크 주지사는 “바세닌은 용감했고 강인했으며 정직한 사람이었다”며 “조국과 위대한 승리 그리고 오늘날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투쟁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