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한석규 "나 또한 아버지, 아버지와 장남 이야기 그리고 싶었다"

입력 2014-12-0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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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비밀의 문' 영조역을 맡은 한석규의 과거 인터뷰 내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방송될 '비밀의 문' 23회에서는 영조(한석규)가 동궁전의 역모를 의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한석규와 이선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과거 한석규가 '비밀의 문'을 준비한 소감을 밝혔던 인터뷰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음은 이투데이가 '비밀의 문' 출연을 앞두고 한석규와 만나 나눴던 인터뷰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한석규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 세종대왕에 이어 영조 역으로 다시 한 번 ‘왕’ 역할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은 뒤주 속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와 그의 아버지 영조의 갈등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조는 앞서 많은 작품에서 다뤄졌던 것처럼 대중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영조 역은 20대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입니다. 개인적으로 50대 후반에서 60세 정도에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하게 되었어요. 연극하는 사람에게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하나의 꿈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요. 저는 영조를 통해 ‘리어왕’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조 역을 제안 받았을 때 배우로서 마음 속 깊숙이 흔들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아직은 영조 역을 소화하기에 나이가 어린 듯싶지만 동료 선후배, 윤선주 작가, 김형식 감독과 함께 하는 좋은 무대를 만나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저 또한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특히 아버지와 장남의 이야기를 한국사회에서 꼭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영조와 사도세자는 아버지와 아들의 소재에 있어 가장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멋진 주제로 승화할 수 있는 폭넓은 이야기죠. 이번에 이제훈이란 배우가 아들 사도세자로 등장합니다. 영화 ‘파파로티’ 때 스승과 제자로 한 번 같이 작업을 했었죠. 워낙 훌륭한 배우이자 좋은 후배이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입대 전에 만났다가 제대 후에 재회했네요. 당사자가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시간이 별로 안 지난 것 같은데 요즘은 금방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기뻐요. 배우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바보 같은 대답일지 몰라도 그 작업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죠. 우리가 누구를 만나면 불과 2분 여 만에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처럼 배우가 만든 인물도 시청자들이 볼 때 커다란 거부감 없이 살아 생생한 인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군주로서 영조의 삶도 있겠지만 그가 왜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사람이 자란 환경, 당시 시대 배경 등을 통해 영조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전작에서 ‘지X하고 자빠졌네’라는 세종대왕의 욕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비밀의 문’에서도 욕설 대사는 간간이 등장합니다. 시청자들이 부담감이나 거부감 생기지 않게 극중 역할에 맞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 실제로는 욕 잘 안 해요(웃음). 실제 아버지로서 한석규요? 아이들에게 기대를 많이 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영조는 기대를 많이 한 인물이죠. 저는 집에서 막내였고, 부모님이 저에게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이러한 직업, 이러한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기대를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어먹고 살고, 남에게 피해 안 주는 것. 그게 아버지로서 바람이라면 바람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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