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길 막막해”…보험계약도 깬다

입력 2014-12-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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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납입 부담 중도해지 갈수록 늘어 …10년 지난 연금저축은 2명중 1명 해약

보험가입자들의 보험계약 해지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가계 경제가 악화되면서 보험금 납입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해약하려는 가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보험상품의 경우 2명 중 1명은 해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생명보험사의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82.7%, 25회차는 66.6%로 집계됐다. 손해보험회사는 13회차 81.3%, 25회차 63.5%를 각각 나타냈다.

보험계약 유지율이란 최초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1년 뒤 얼마나 계약을 유지했는지 나타내는 비율로 가계자금 사정을 단편적으로 알려준다. 생보사의 경우 보험 가입 2년차에 10명 중 3.4명꼴로 보험을 해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손보사의 10년이 지난 연금저축의 계약 유지율 평균은 46.68%로 가입자 둘 중 한 명은 이미 해약한 상태다. 10년 유지율이 70%를 웃도는 영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손보사별로는 한화손해보험 ‘행복한노후연금보험’의 10년 계약유지율이 35%로 가장 낮았고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흥국화재의 주요 연금저축보험 상품도 40% 이하의 10년차 유지율을 기록했다. 일부 손보사의 특정 상품이 70~80%대 유지율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지만 판매 중인 대다수의 상품이 50%대 이하의 유지율을 거두고 있다.

경기가 어려우면 보험계약 유지율이 떨어지고, 괜찮으면 보험계약 유지율이 올라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매달 10만원대의 보험상품 보험금을 내거나 은퇴 후 혜택을 위해 매달 20만~30만원씩 납입하느니 차라리 적금을 깬 목돈으로 납입분을 당장 지출해야 하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보험사를 통해 대출을 받는 보험가입자들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6월 말 현재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137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1조9000억원(1.4%)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 잔액은 보험계약대출(2000억원)과 주택담보대출(1000억원) 증가 등에 기인해 4000억원(0.5%) 늘어난 8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위해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대부분 중도 해지되고 있고 당장 내야 할 보험금마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계약 유지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세제 지원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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