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실종학생 43명, ‘경찰, 정부관리’ 무더기 피살 가담 정황 ‘충격’

입력 2014-12-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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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일부서 유전자 확인

멕시코 게레로주 이괄라시에서 두 달여 전 교육대 학생 43명의 실종 사건은 피살된 것으로 결론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방검찰은 경찰과 결탁한 갱단에 끌려간 뒤 살해돼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장소에서 유해 일부를 수습해 아르헨티나와 오스트리아의 유전자 전문 분석기관에 분석을 의뢰했었다.

실종된 학생들의 것으로 추정돼온 유해 일부에서 실종 학생 한 명의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 6일(현지시간) 확인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모두 피살된 것으로 확인되면 이는 멕시코 역사상 전례가 드문 인권 유린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경찰이 갱단에 학생들을 처치하라고 부탁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마약조직과 결탁해 부정을 일삼는 멕시코 지역 경찰의 실상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또 경찰로부터 학생들을 넘겨받은 마약갱단이 경쟁 조직원을 처치하는 잔혹한 수법으로 학생들을 살해한 사실도 확인되는 것이다.

'전사들'이라는 지역의 갱단은 경쟁 조직원을 살해한 뒤 신원 확인을 하기 어렵게 시신을 불에 태워 구덩이에 매장하는 수법을 썼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에서 유전자 검출이 쉽게 되지 않자 검찰은 지금까지 살해됐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실종 학생의 가족들도 피살된 사실을 믿지 않고 자체 인원을 결성해 이괄라 인근 야산을 수색하기도 했다.

국내외에 여파가 커지면서 이괄라를 포함한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이 시위대에 일시 점거되는가 하면 대통령궁 정문이 불에 타는 등 과격시위가 잇따랐다.

게레로 주지사가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학생들의 진압을 지시한 이괄라 시장 부부는 달아났다가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70여명의 지역 경찰과 정부 관리가 갱단과 결탁해 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검거됐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시위대로부터 불거지자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최근 경찰 조직을 포함한 치안 개혁안을 발표했다.

1800개 전국 지방도시 경찰을 해체하고 주 정부에서 그 기능을 대신한다는 내용이 그 핵심이다.

그러나 주정부 경찰도 마약갱단의 회유나 협박에서 절대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치안 개혁안에 대한 회의론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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