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대한 23일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 모두 한 목소리로 한국은행의 적자 문제 및 방만한 경영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한은은 김영삼 정부때는 2조2775억원 흑자, 김대중 정부때 15조1957억원 흑자를 기록한 반면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올해 6월말 현재까지 누계 적자액은 1조22667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서 "한은 직원의 1인당 영업이익은 2000년 대비 2005년에 17억4000만원(184%)이나 급감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매년 대폭 상승해 같은 기간 2705만원(57.75%)이 증가했다"며 "3년 연속적자가 예상됨에도 임직원들이 `돈잔치'에 여념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도 "한은이 ▲상위직급 정원 과다 증원 ▲편법적 임금인상 ▲대학생자녀 학자금 지원 운영 등 감사원으로부터 수차례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을 받고도 방치하고 있다"며 "이는 한은이 개별법을 적용받아 정책과 예산에서 견제기능이 약화 된데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도 "한은은 국장, 부국장, 팀장은 물론 팀원도 1급 직급에 배정하고 있으며, 특히 1급으로 배정돼 있는 자문역 11명은 한국은행의 업무실무를 담당하지 않고 있다"며 "2급의 경우도 167명 가운데 부국장이 34명인 반면 팀원도 31명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한은은 감삼원 감사에 대해 소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으나, 이는 소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변명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은 "한은의 통화안정증권 발행잔액은 외환위기 직전 20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8월 현재 162조6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본원통화 잔액 40조3000억원을 4배나 초과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왑 확대 등을 통해 통안증권 발행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성태 총재는 감사원의 방만경영 지적과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