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인생의 터닝포인트

이응창 이트레이드증권 과장

이제 1달도 채 남지 않았다.

새해가 되면 불혹이라는 나이 40. 멀고먼 남의 일이라고 느껴지던 숫자가 이제 내 나이가 된다. 하지만 19살 때 처음 느꼈던 내 나이의 십 단위가 바뀐다는 두려움은 29을 지나 39가 되면서 점점 무뎌지고 있다. 몇 번 겪어 봐서 막상 그 나이가 되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일까? 아니면 그런 감상 따위에 빠질 여유가 없어서일까?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인생 다 산 것처럼 느껴지던 19, 29살 때의 느낌은 아니다.

사실 40이라는 나이는 나에게 많이 친숙한 숫자이다. 어릴적 처음 나이의 의미를 인지하고 부모님 연세를 확인했을 때 두 분 다 40대셨기 때문에 내 마음속에 40이라는 숫자는 어른과 아이를 구별하는 나이였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주위 선배, 형, 누나, 직장상사 분들이 이미 다들 40대가 되는 걸 지켜봐 왔으므로 거부감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서글퍼지고 외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다. 나도 이제 그들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는 막연한 설렘까지 있다면 지나친 낙관일까? 어쨌든 주위에 아는 20대가 별로 없었던 19살 때가 제일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느낌이었기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다. 다른 생각할 틈 없이 공부가 인생의 전부였다가(공부만 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대학이라는 데를 들어갔는데 갑자기 20살이 되어버렸으니 얼마나 허탈했을까!! 29살 역시 마찬가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이였는데, 그때도 30살이 된다는 것에 준비가 없었다. 29살 이맘 때쯤엔 바짝 긴장하면서 30대를 맞이했었다.

그에 비해 지금 내 주위에 얼마나 많은 40대들이 미리 마음을 잡게 도와주었는가 생각해보면 고마운 일이다. 사회생활이 10년 넘어 가면서 아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20~30대만큼 많아진 40~50대 지인들이 때론 말로, 때론 행동으로 40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해 주었다. 이젠 가운데 나이라는 생각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제 정신 없이 살아온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기가 된 듯하다. 앞으로의 더 건설적인 삶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해 볼까 한다. 그렇다고 서둘러 뭔가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내년 1년 정도는 충분한 준비를 통해 이후에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해 봐야겠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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