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할 이유없다" ... 증권가 ‘몸값 낮추기’ 분석


하나로텔레콤 M&A설이 최근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정작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SK텔레콤과 LG파워콤 대표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고개를 내젖고 있는 것.
지난 9월 23일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에서 “하나로텔레콤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면 인수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영국의 BT와 보다폰의 제휴를 예로 들며 유무선결합서비스를 위해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측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이정식 LG파워콤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ARPU(가입자당매출액)의 차이, 회사의 역량, 영업 방식 등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대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자체 조사한 자료를 통해 경쟁사인 KT, 하나로텔레콤의 ARPU 등을 비교하며 자사보다 수익이 낮은 회사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두고 SK텔레콤과 LG파워콤 대표이사가 나서 “인수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해 일종의 ‘몸값 낮추기’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의 M&A는 내년 상반기에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통신업계에서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는 서로 눈치를 보며 몸값(인수가격) 낮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파워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메리트는 충분하다.
SK텔레콤은 유무선통합시장을 대비해 KT와의 경쟁을 위해서라도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유무선통합시장에서 KT가 이동통신가입자와 유선전화가입자,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등을 앞세워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의 가입자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파워콤도 초고속인터넷 1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가입자수가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양사 모두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위해 이미 SK텔레콤과 LG파워콤 등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인수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