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속도전쟁’ 재점화]풀HD 영화 12초면 다운… 케이블TV도 4배 더 선명

입력 2014-12-01 11:4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기가시대 개막’ 분주해진 이동통신사

통신업계가 일제히 기가인터넷을 선보이며 본격 경쟁에 들어갔다. 이에 클라우드, UHD 방송을 포함한 고용량 콘텐츠, 사물인터넷 등과 같이 높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산업들이 기가인터넷의 활성화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가인터넷은 현 유선인터넷 속도인 100Mbps의 10배의 속도를 구현한 것으로 120분 분량의 풀HD 영화 한 편을 12~15초 만에 내려받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이용하면 IPTV와 케이블TV를 통해 기존 방송보다 약 4배 이상 선명한 UHD와 양뱡향 고화질 방송서비스 등이 가능해진다. 또 정보통신기술의 최종 진화판이라 평가되는 사물인터넷(IoT)을 상용화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정부는 2014년 5월 기가인터넷을 보급하고 확산하기 위해 위해 경기·강원·충남·경북·경남·전북·전남 등지에 위치한 23개 도시를 ‘기가시티’로 선정하고 2017년까지 전국 85개 도시에 기가인터넷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년 만의 유선인터넷 속도 전쟁 =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년 만에 유선인터넷의 속도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총포를 쏘아 올린 곳은 케이블 업체인 CJ헬로비전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가인터넷 활성화 시범사업에 참여해 2010년 7월엔 국내 첫 200Mbps급 초고속 인터넷을 선보였다. 이후 2011년 9월에는 기가인터넷 상용 서비스를 통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했다.

CJ헬로비전은 기술적으로도 이동통신 3사에 뒤지지 않는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특별행사로 열린 ‘월드 IT쇼’에서 ‘하이브리드 오버레이 노드(HON)’라는 새로운 기가인터넷 기술을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HON은 기가인터넷 인프라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공동주택이나 신규 단독·다세대 주택에 기가인터넷을 더욱 효율적으로 보급할 수 있다.

이동통신 3사 역시 기가인터넷 상용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유선인터넷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인 KT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KT는 지난달 말 업계 최초로 전국을 대상으로 기가인터넷을 구축하는 ‘기가토피아’ 구상을 내놓으며 경쟁사들을 단번에 앞질렀다. KT는 올해 안에 UHD 기가TV를 상용화하고, 연말까지 커피숍을 비롯한 전국 4500여곳에서 기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3년 동안 4조5000억원을 투입해 유무선 통합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통신 본연으로 돌아가겠다는 황창규 KT 회장의 의지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30일 ‘B 기가인터넷’을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SK브로드밴드는 KT와는 달리 무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SK텔레콤 이동전화 서비스와 연동한 유무선 기가인터넷 서비스 개발에 나선 것이 그 근거다.

LG유플러스는 기존 고객을 유지한다는 전략 아래 UHD IPTV와 홈 CCTV 고객에게 기가인터넷 체험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조만간 전국으로 기가인터넷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데이터 센터 트래픽의 76%가 클라우드 트래픽 = 기가인터넷의 발달은 더욱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가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전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이 3배 증가하고 이 가운데 76%가 클라우드 트래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스코는 지난해 3.1 제타바이트(ZB·1조 기가바이트)였던 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이 연평균 23% 증가해 2018년 8.6 제타바이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8.6 제타바이트는 초고화질(UHD)로 제작된 모든 영화(약 50만편)와 TV 프로그램(300만편)을 25만번 스트리밍하는 것과 맞먹는 용량이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트래픽의 54%를 차지했던 클라우드 비중은 2018년 7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18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이 가운데 53%가 프라이빗(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콘텐츠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용자 한 명당 발생하는 월 평균 클라우드 스토리지 트래픽은 지난해 186 메가바이트(MB)에서 2018년 811 MB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인터넷, IoT의 기초 = 기가인터넷은 사물인터넷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소단위의 주파수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많아질수록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기가인터넷 수준의 속도가 보장되지 않으면 기술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기가인터넷이 전국망으로 깔리게 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사물인터넷 제품의 테스트베드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