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증가율 내리막,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5년만에 최저치
1일 통계청의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분기 설비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늘었지만 3분기에는 1.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4년 경제전망과 크게 엇갈린다. 당시 정부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력업종의 설비투자가 확대돼 연간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금융위기 여파가 불어 닥친 지난 2009년 5월(73.4%)이후 최저치인 73.5%를 나타냈다. 올해 8월 74%를 기록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자동차(-13.8%), 반도체·부품(-6.5%) 등 수출 주력 품목에서 평균 가동률이 줄었다.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기준 기업활동조사 잠정 결과’를 보면 매출액 1000원어치를 팔아 평균 39.2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32.5원)이후 최저치로,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은 2011년 51.7원에서 2012년 47.2원, 2013년 39.2원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광업· 제조업 기업의 생산 제품 중 기업 내부에 재고로 쌓여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간 부분을 집계하는 출하액 역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볼 때 우리 경제와 일본의 저성장 초입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성장, 저물가, 경상수지 과다 흑자가 일본의 장기불황과 유사하고 급속한 고령화 진전으로 성장잠재력 저하도 비슷하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