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기전ㆍ한솔그룹 잇달아 회사 분할… 주력사업 집중ㆍ경영권 강화 차원
국내 중견기업들이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분할로 주력사업에 집중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내년에 종료되는 관련 세제 혜택도 중견기업을 지주사 전환으로 끌어들이는 한 이유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중소ㆍ중견기업의 지주회사 수는 지난해에 비해 6곳이 늘었다. 이에 반해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들은 같은 기간 1개 감소해 중견기업들과 차이를 보였다.
유압기ㆍ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인 동양기전의 경우 이날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본격 출범한다. 기존 회사가 유압기업체 디와이파워와 자동차부품업체 디와이오토로 분할되고 ㈜디와이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식이다.
동양기전은 창업주인 조병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국내 대표 유압기업체로 1978년 설립됐다. 수출 실적이 높아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굴삭기 시장 불황 여파 등으로 영업이익이 2010년 716억원에서 2013년 393억원까지 급감하는 실적악화를 겪고 있다.
동양기전 관계자는 "이번 회사 분할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유압기사업과 자동차부품사업에 각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면서 "기존 사업부장이었던 김지현 사장 등이 분할회사들의 초대 대표가 돼 초반 경영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솔그룹도 내년 1월1일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한솔홀딩스와 신설법인 한솔제지로 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솔로지스틱스→한솔제지→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한솔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도 단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도 제지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들 회사 외에 덕산하이메탈, 한라홀딩스, 서연, 코스맥스비티아이 등의 중견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체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중견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은 경영권 승계가 임박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업 분할 이후 오너는 사업회사 지분을 팔아 지주회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한다. 오너 입장에선 손쉽게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에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세제 혜택도 내년에 종료되기 때문에 미리 전환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법상으로는 내년까지만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와 지분거래시 나오는 양도세에 대해 과세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순환출자해소 등 정부 방향이 확고해진데다, 중견기업들의 이해 득실과도 연결되면서 지주회사 전환이 늘고 있다"며 "다만,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중견기업들인 만큼, 분할 이후 특정 계열사의 부당지원과 함께 계열사들의 독립성 저하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