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황정민이 말하는 황정민 [스타, 스타를 말하다]

입력 2014-11-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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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황정민(뉴시스)

안녕하세요. 배우 황정민입니다. 12월 17일 개봉을 앞둔 영화 ‘국제시장’으로 관객 분들께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을 통해 오직 가족만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저도 시사회를 통해 처음 영화를 봤어요. 촬영을 마친지 1년 6개월 만에 영화를 봤는데 감독,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말 좋은 영화를 봤어요. 벅찬 심정입니다.

극중 아버지 덕수를 연기하면서 2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관통할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70대 연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20~40대는 살아봐서 이해할 수 있는데 70대는 안 살아봤기 때문에 흉내 낼 수밖에 없었거든요. 몸의 움직임, 서 있을 때 자세, 평소 생각 등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런 부분이 정확하게 습득 되어야 덕수의 젊었을 때부터 늙었을 때까지의 삶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많이 노력했어요.

작년 가을에 촬영을 시작해서 12월 24일 태국에서 촬영이 끝났어요. 주변에서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줬지만 고생은 아니었습니다. 재밌고 행복하게 찍었던 촬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요. 힘든 건 잊어먹고 좋은 것만 기억나요.

촬영을 하면서, 또 영화를 보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어요. 남자들은 아버지에 대해 분명히 먹먹함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불편함의 먹먹함이 있어요. 그래도 늘 큰 산 같은 존재로 제 가슴 속에 있는 사람이 아버지입니다. ‘국제시장’에서는 정진영 선배님이 아버지로 등장하시는데요. 정진영 선배님이 아버지로 캐스팅 됐다는 말을 듣고 참 행복했습니다. 큰 산 같은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그야말로 ‘땡큐’였어요.

영화 속에서 6.25 피난 시절 헤어진 여동생 막순이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이산가족 생방송에 출연하는 덕수의 모습이 나옵니다. 여동생 막순이 역을 맡은 배우가 외국 분이었는데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촬영 전 일부러 만나지 않았어요. 연기할 때 처음 통화하는 것이 낫겠다고 제안했어요. 남원 KBS에서 이원생방송을 하는 것처럼 촬영을 했는데 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그 분은 다른 방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촬영했어요. 서로 배려를 해줘서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 속에서 덕수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참 많이 고생합니다. 파독 탄광일부터 월남 지원 등 고생을 마다하지 않죠. 작년 한해를 촬영으로 힘들게 보냈는데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서 뿌듯해요. 예쁘게 영화를 잘 봐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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