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운영한 한보철강과 가구업체 라자가구의 송자현(51) 전 대표 등 5억원 이상의 세금을 1년 넘게 체납한 개인과 법인 2398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또한 조세포탈죄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표순종(62)씨 등 2명과 234억원의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네오트리유한회사(대표 이경민)의 이름도 일반에 공개됐다.
조세포탈범과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 명단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26일 고액·상습 체납자 개인 1천733명과 법인 665개 업체, 조세포탈범 2명, 해외금융계좌신고의무 위반자 1명의 명단을 홈페이지(www.nts.go.kr)와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상습체납자는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5억원 이상인 체납자다.
이들 체납자는 성명과 상호, 나이, 직업, 체납액의 세목과 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이 공개됐다.
개인 중에서는 도소매업인 ㈜에이치에스메탈스크랩 대표인 이성구(38)씨가 종합소득세 등 424억원을 체납, 체납액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 이대근(50)씨와 가구업체 ㈜라자 송자현 전 대표도 부가세 등 377억원, 233억원을 각각 체납해 2~3위에 올랐다.
법인 가운데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운영했던 한보철강공업이 부가가치세 등 423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체납액 1위에 올랐다.
아울러 ㈜뉴상현건설(대표 최금철, 체납액 255억원), ㈜라자(대표 장유미, 체납액 234억원), ㈜에이치에스메탈스크랩(대표 이성구, 체납액 19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조세포탈범으로 명단이 공개된 표순종씨(62, 골동품 중개업)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대철금속상사를 설립한 뒤 거짓 증빙, 소득 조작 등을 통해 9억4천700만원의 부가가치세를 포탈했다가 징역 2년, 벌금 10만원의 판결을 받았다.
또 김경철(46, 고물상업)씨는 창현금속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매출처로부터 지급받은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은 채 이 회사를 폐업하는 방식으로 부가세 8억7천900만원을 포탈했다가 징역 2년, 벌금 23억원의 판결을 받았다.
올해 신규 공개대상자 2398명은 지난해 2598명과 비교할 때 200명 감소한 것이다. 이들의 체납액도 4조1854억원으로 지난해 4조7913억원에 비해 6059억원 줄었다.
특히, 공개 대상에서는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한 경우, 불복청구 중인 경우 등은 제외됐다.
한편, 2004년 고액·체납자 명단 공개 이후 현재까지 공개된 인원은 개인 1만728명, 법인 6천792곳 등 총 1만752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