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의 이슈만화경] 연중행사 된 수능 출제오류

입력 2014-11-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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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출제 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문항은 생명과학Ⅱ 8번과 영어 25번 문항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이의심사위원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24일 최종 발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수능 출제 오류 논란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적잖은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당초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을 기준으로 채점했을 때와 비교해 전체 평균 점수가 올라간 기존 정답자는 표준점수와 등급이 떨어지는 반면 복수정답 수험생들은 원점수 상승으로 표준점수와 등급이 오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두 문항의 출제 오류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출제 오류는 2016학년도 수능에서 끝날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수능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그러니까 지난 1994학년도에 도입된 대입시험제도다. 수능 도입 이후 출제 오류는 2004학년도, 2008학년도, 2010학년도, 2015학년도 그리고 2016학년도 등 총 5차례 있었다.

올해를 제외한 과거 출제 오류에 대해서는 해당 문제를 복수정답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험 출제진의 단순 실수 또는 부주의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수능 출제와 검토과정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수능 출제위원들이 1개월 동안 합숙하면서 문제를 출제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출제 가능한 기간은 고작 일주일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출제위원들은 EBS교재에서 출제하라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교재에 나온 문제를 변형하다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2, 제3이 아닌 제6, 제7의 수능 출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능출제 방식을 손질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정책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일컫는다. 즉, 교육이란 미래의 사회와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르는 정책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입시교육 위주인 우리나라에서 1년이 멀다하고 출제 오류가 생겨 수험생과 학부모의 발목을 잡는다면 이것이 과연 정도를 향한 교육정책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출제 오류 논란이 있다고 해서 그저 당연한 수순(?)처럼 출제기관인 평가원 수능본부장을 중징계하고,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을 대기 발령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출제 오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당국의 현실성 있는 방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수능 출제 오류는 연중행사처럼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과 학부모가 짊어질 것이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심정을 한번 더 신중하게 헤아리고,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교육당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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