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ㆍ삼성ENG, 합병 재추진에 무게

입력 2014-11-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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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정 한도를 넘어서면서 합병 계약이 취소됐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날 합병 계약이 취소되며 이들 종목은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오후 1시 52분 현재 삼성중공업은 1550원(6.19%) 하락한 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5400원(9.14%) 떨어진 5만3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주가간 괴리가 너무 컸던 것이 문제였다”며 “합병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당하기 꺼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7일 종가 기준 삼성중공업은 2만5740원, 삼성엔지니어링은 6만80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2만7003원, 6만5439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합병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란 관측이 우세하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와 그룹차원에서 추진해왔던 사업구조재편으로 두 회사가 합병 비율을 조정해 재추진할 수 있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취소됐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은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 사황과 주주의견을 고려해 합병 재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합병 필요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주식매수청구분이 너무 많고, 이를 다 매수하는 것은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불가피하게 계약을 해제했다”며 “합병을 재추진할 때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9235억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됐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초 정했던 매수대금 한도인 4100억원을 넘어선 7063억4424만원이 행사됐다. 양사가 지급해야 할 비용만 무려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재무적인 부담이 높아지면서 합병계약을 취소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합병 무산 배경으로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이 악화돼 주주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증권사에서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간의 합병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상보다 과도해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추후 합병비율 조정을 통해 다시 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존 합병비율을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중공업보다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합병 무산으로 삼성중공업은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합병비율을 조정 후 재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 계획을 해제한다고 했지만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며, 두 회사는 조건 등을 조율해 재합병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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