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겔 “다우 내년 2만 돌파”...아이칸 “3년 안에 대대적 조정”
미국 주식시장의 전망을 놓고 학계와 월가의 거물이 각각 상반된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증시 낙관론자인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오는 2015년말에 2만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시겔 교수는 이날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황에서 견고한 경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신호가 많다”며 “앞으로 1년 동안 현재와 같은 트렌드가 이어진다면 (2만선 전망도) 보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겔 교수는 현재 금리 구조를 고려하면, 증시가 10% 저평가됐다는 자신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우지수의 적정가치를 1만9000~1만9500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경제가 3~4%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으며, 낮은 휘발유 가격과 고용시장의 개선 등이 주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시겔 교수는 내다봤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와일드카드’라고 그는 설명했다. 상당수의 전문가가 현 분기 성장률 전망을 2.0~2.5%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증시가 약세를 이어갈 때 시겔 교수는 올해 말 다우지수가 1만8000선을 넘을 것이라던 자신의 전망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유럽의 디플레이션과 아시아의 저성장 우려로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8% 가까이 하락한 바 있다. 이후 반등하면서 S&P500지수의 올해 상승폭은 13%를 넘었다. 다우지수 역시 올해 9% 올랐다.
월가의 대표적 행동주의투자자인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은 증시의 큰 조정을 예상했다.
아이칸은 전일 로이터가 개최한 투자전망서밋(RIOS)에 참석해 “앞으로 3~5년 안에 증시가 조정을 겪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수주 전에 봤던 급락 장세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시의 본격적인 조정이) 3일 안에 올 수도 있다”며 “최소한 3~5년 안에 대대적인 조정이 온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렇다고 시장에 대해 매도세를 취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투자심리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이달 초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내년에 침체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10명 중 1명에 그쳤다.
앞으로 1년 동안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50%를 웃돌았다. 이는 9년 만에 최고치다. 전월에는 같은 응답률이 33%였다.
지난 10월 증시 조정에도 현금 보유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총 569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214명의 패널 중에서 현금 비중을 높였다는 응답자는 13%에 그쳤다. 10월에는 27%가 같은 대답을 내놨다.
주식에 대해 매수 우위인 헤지펀드 비중은 전체의 43%로, 전월의 35%에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