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도 정용진도 정지선도, 꽂혔다는데…‘라이프스타일’ 시장 한판 승부

입력 2014-11-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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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자주’ 경쟁력 키우고 현대百·롯데그룹 사업 확대 주력…글로벌 브랜드도 앞다퉈 문 열어

국내 라이프스타일(생활용품) 시장을 둘러싸고 국내 및 해외기업 간 뜨거운 한판 승부가 예고됐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집 안에서 쓰는 침구류·커튼·쿠션 등 ‘홈 데코류’를 비롯해 그릇·컵·스푼 등 주방용품, 욕실 생활에 필요한 제품 등 생활용품 시장을 통칭하는 말이다.

국내 라이프스타일 시장은 이제 막 태동을 시작했다. 성장성도 밝다. 국민소득과 1인 가구 급증, 한국의 주거문화 등의 요소가 더해지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스타일에 꽂힌 유통과 패션업체 =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라이프스타일 사업 확대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특명 하에 라이프스타일숍 ‘자주’ 경쟁력 키우기에 돌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0년 이마트로부터 자연주의를 인수해 2012년 8월 브랜드명을 ‘자주’로 바꾸고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했다.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울프 올린스(Wolff Olins)에 의뢰해 브랜드의 콘셉트, 전략, 디자인 등을 업그레이드했다. 아동용품과 여행용품을 추가했으며, 보디와 아로마 제품도 보강했다. 회사 측은 “자주는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3년 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면서 “자주를 5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켜 종합생활 문화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의 미래를 라이프스타일에서 찾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리바트를 인수하면서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본격화했다. ‘리바트 스타일’을 내세워 가구 중심에서 인테리어용 소품과 데코 상품으로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상사를 통해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의 국내 지분 40%를 가지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 회장은 무인양품 브랜드의 매출 성적을 보고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무인양품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48% 정도 늘었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12개인 점포를 2017년까지 30곳으로 확장하고 매출을 1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기존 운영 중인 ‘모던하우스’에서 세컨 브랜드 ‘마이버터’를 론칭하고, 지난 9월 홍대에 첫 점포를 열었다. 기존의 리빙 브랜드인 모던하우스가 가구 중심에다 타깃도 30대 이상이었다면, 버터는 1인 가구와 20대를 겨냥한다. 이랜드는 홍대점을 시작으로 2015년 상반기까지 20개 매장을 열고,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패션업체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제일모직은 최근 회사 비전에 라이프스타일을 추가하고, 관련 사업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LF 역시 ‘라이프 인 퓨처(Life in Future)’라는 뜻을 사명에 넣으면서 라이프스타일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를 오픈하고, 국내외 디자이너 제품을 단순 구매하는 매장을 넘어서 복합문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장밋빛 미래… 해외 브랜드도 공략 본격화 = 국내 라이프스타일 시장 규모는 1인 가구 급증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9%인 471만 가구를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전체 가구의 3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시장 규모는 현재 14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성장성을 눈여겨 본 해외기업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7월 강남역에 일본 트리니티 아츠의 니코앤드가 문을 열었다.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로 유명한 H&M은 롯데월드타워몰에 지난달 H&M홈 첫 점포를 냈다. 자라도 이달 27일 코엑스몰에 자라홈을 오픈한다. 350㎡ 매장에 자라홈 키즈를 포함한 홈 데코와 관련된 다양한 컬렉션들이 입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며 “이 시장에 막 진입한 한국은 국내 패션·유통 대기업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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