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법원 지원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본원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법원 공무원 최모(45)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4천만원, 추징금 1천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청주지법에 환송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경매담당 계장이었던 최씨는 2011년 부동산 경매업자 양모(43)씨로부터 수원지법 본원에서 낙찰받은 토지에 대한 매각 불허가 결정을 막아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총 1천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1·2심은 최씨가 수원지법 본원의 사법보좌관 장모씨에게 법률상·사실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고 알선수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최씨가 18년 동안 수원지법 본원과 지원에서 근무한 경력을 고려했다.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한 최씨는 "업무와 상관없이 용돈처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평택지원의 경매 공무원은 수원지법 본원으로부터 사무에 관한 감독을 받을지언정 본원의 경매 업무에 관해 법률상 영향을 미치는 입장에 있지 않다"고 달리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은 "최씨가 수원지법 관내에서 18년 근무했다는 사정만으로 장씨 등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