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전략, 아태지역서 맹주 노릇하려는 중국의 구상과 더 잘 맞아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아시아ㆍ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라기보다는 ‘실크로드 전략’이라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보도했다.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회원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중국이 400억 달러(약 43조원)의 ‘실크로드 기금’으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금융협력 같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발표한 바 있다.
FP는 “시 주석의 실크로드 전략 성격은 FTAAP에 비해 더 뚜렷하게 TPP와 반대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아ㆍ태 지역에서 맹주 노릇을 하려는 중국의 구상과도 더 잘 맞아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TPP가 시장 자유화나 개방과 관련해 높은 수준을 강조하나 실크로드 전략은 수준 같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TPP는 역내에서 정부나 국유기업(SOE)의 역할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실크로드 전략에서 제시되는 사업은 정부 간 협력이나 대형 SOE의 주도로 추진된다. 또 서비스산업 활성화나 지적재산권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TPP와 달리 실크로드 전략은 사회기반시설이나 에너지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FP는 “일부 미국 분석가들 사이에서 중국이 TPP를 배제하거나 참여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영향력이 약화하거나 중국경제 구조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중국은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이런 예측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