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전세난에 일부 아파트 중형이 대형보다 비싸

입력 2014-11-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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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김포·강북 등 일부 대형 전세가 중소형과 비슷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중소형 가격이 대형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전세 수요는 넘치고 대형 전세 수요는 적다 보니 넓은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의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은 당초 원하는 주택형보다 큰 아파트로 갈아타는 이른바 ‘주거의 상향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의 공급면적 132∼165㎡(40∼50평형)미만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1억8449만원 선이다.

이는 더 큰 면적인 165∼198㎡(50∼60평형) 미만의 전셋값이 1억6321만원인 것에 비해 2000여만원 높고, 198㎡ 이상(60평형 이상)의 평균가인 1억4887만원에 비해 3500만원 이상 비싼 것이다.

중대형으로 분류되는 132∼165㎡의 전세가격이 대형보다 월등히 높은 셈이다.

또 198㎡ 초과 대형 전세가격은 99∼132㎡(30∼40평형)의 중형 전셋값(평균 1억5085만원)보다도 낮아 가격 역전 현상이 뚜렷했다.

김포시도 132∼165㎡ 미만의 평균 전세가격이 1억9620만원으로 198㎡ 초과(1억9655만원) 전세와 거의 같았다.

오산ㆍ하남ㆍ수원시는 198㎡ 초과 전셋값이 165∼198㎡ 미만 평균 전세가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북권에서도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의 전세 가격은 165∼198㎡ 미만이 3억8759만원인데 비해 198㎡ 초과는 2억7753만원으로 큰 아파트가 오히려 1억1000만원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랑구는 165∼198㎡ 미만의 가구당 평균 전세가 2억9366만원으로 132∼165㎡ 미만 전세 평균(3억812만원)보다 낮았다.

이들 지역에선 단지별로 대형과 중소형의 가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도 밝혀졌다.

실제 파주시 금천동 금촌풍림아이원 125㎡와 154㎡는 전셋값이 각각 1억8000만∼2억원 사이로 시세가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금천동 대영 장미1·2차는 76㎡ 전셋값이 9000만∼1억원, 102㎡이 1억∼1억1000만원 선으로 평균 1000만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또한 김포시 장기동 월드4차는 중형인 112㎡ 전셋값이 1억1000만∼1억5000만원인데 대형인 161㎡와 204㎡의 전셋값도 1억2000만∼1억600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장기동 현대청송 1차 3단지는 중소형인 105㎡ 전세가 1억6000만원선인데 초대형인 214㎡ 전세는 1억7000만원선으로 1000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공릉효성 105㎡의 경우엔 전셋값이 2억5000만∼2억6000만원인데 155㎡도 2억5000만원부터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이처럼 주택형별 가격 차이가 작거나 오히려 대형이 더 싸게 형성되면서 전셋집의 크기를 당초 계획보다 넓혀가는 ‘상향 이동’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시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소형 전세는 수요가 많다 보니 물건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대형과의 가격 차이도 거의 적다 보니 가끔씩 소형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중형으로, 중형 수요자는 대형으로 넘어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포 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도 “대부분 중소형을 선호하나 전세 물건이 부족한 성수기 때에 가족수가 많은 가구는 가격 차이가 없는 대형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전세난이 심화될수록 이러한 주택형 넓혀가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에 대해 전세시장에서의 주택과소비 현상은 없는지,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바뀌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으로 인한 불필요한 주택 과소비는 없는지, 보유 예산에 비해 큰 아파트 입주가 가능해지면서 집을 사려던 사람이 전세로 눌러앉는 경우는 없는지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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