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산유량 전망 하향...‘유가 전쟁’ 전주곡?

입력 2014-11-07 01:38수정 2014-11-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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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수요와 이에 따른 산유량 전망을 하향하면서 글로벌 유가 전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OPEC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세계원유전망’을 통해 오는 2017년 일 산유량이 180만 배럴 줄어든 282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예상한 110만 배럴에 비해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이같은 전망이 맞다면, 3년 뒤 OPEC의 산유량은 14년 만에 최저치로 줄게 된다.

이에 따라 OPEC이 오는 27일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WSJ는 전했다.

OPEC은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2017년부터 2040년까지 일 공급량은 115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OPEC은 덧붙였다.

또 2015년 바스켓 유가는 인플레이션과 환율을 감안할 때 배럴당 105.7달러, 명목가격은 110달러로 잡았다.

2020년 실질 바스켓 유가는 95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OPEC은 전망했다. 지난 4일 기준 OPEC의 일 바스켓 유가는 4년 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78.67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OPEC의 세계원유전망 보고서 발표 이후, 글로벌 유가 전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를 포함해 OPEC 일부 회원국은 이미 가격을 인하하고, 산유량을 늘리는 등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석유장관은 지난주 “OPEC이 가격 전쟁에 돌입했다”면서 “이는 원유 수출국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OPEC 주요 관계자는 유가가 70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OPEC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가 70달러까지 떨어지면, OPEC에게는 패닉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배럴당 100달러에 익숙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셰일붐과 함께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과 비교하면 유가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70달러선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미국 셰일붐이 꺼지는 등 업계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도 지난주 브렌트유가 배럴당 85달러대를 유지하면 OPEC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산 셰일유가 받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가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주요 소비국인 일본 인도 한국과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는 사실도 유가 전쟁에서 미국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OPEC으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원유 수출 규제를 풀기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수출 규모를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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