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 나부끼는 중견기업 로고, “왜 골프 마케팅일까”

입력 2014-11-0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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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대회ㆍ선수 후원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고가 프리미엄 상품 개발ㆍVIP 고객 관리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는 지난 8월 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총상금 5억원)를 진행했다. 사실상 대기업의 전유물이던 남녀 프로골프 정규투어에 중견기업이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KLPGA)

중소기업의 골프 마케팅이 부쩍 늘었다. 선수 후원은 물론 남녀 프로골프 대회를 후원하는 중견기업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한 중견기업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하부 투어(2부 투어 이하) 5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골프구단을 창단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골프 마케팅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금융사들의 전유물이었다. 골프라는 고급 콘텐츠에 투자함으로써 탄탄한 기업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VVIP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금융사=골프 마케팅’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대기업이나 금융사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골프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골프 마케팅 전문기업 크라우닝의 우도근 이사는 “중견기업의 골프 마케팅은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자프로골프가 인기가 있다보니 여자프로골프 대회 유치 및 선수 후원이 쇄도하고 있다”며 “특히 건설사는 고가 분양 등 프리미엄 시장 개척이 절실한 만큼 대기업 못지않게 골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대기업의 전유물이던 남녀 프로골프대회에도 중견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F&B는 지난 8월 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총상금 5억원)를 진행했고, 프리미엄 주방가구를 생산하는 중견기업 넵스는 넵스 마스터피스(총상금 6억원)를 6년째 개최했다.

홍삼제품을 판매하는 백제홍삼주식회사는 충북 청원군의 그랜드 골프장과 공동으로 KLPGA 점프투어(3부 투어) 13~16차 대회(대회당 총상금 3000만원)를 후원했다. 종합건설업체 송학건설은 전남 나주의 해피니스 골프장과 합작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해피니스·송학건설 오픈(총상금 5억원)을 2년째 개최했다. 루마썬팅필름으로 유명한 씨피에프 루마 코리아는 KPGA 시니어 선수권대회 6ㆍ7차 대회(총상금 2억원)를 후원했다.

무엇보다 선수 후원 기업이 늘었다. 대방건설은 올해 초 박신영, 김지희(이상 20), 이솔라(25), 장수화(26) 등 5명으로 구성된 여자골프단을 창단했고, 2010년 출범한 요진건설은 김보경(28), 김초희(22), 변현민(24), 남소연(23) 등 여자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또 파인테크닉스는 정희원(23)과 윤슬아(28)를, 중견기업 삼천리는 홍란(28), 에너지절약전문기업 경진티알엠은 김형태(37), 침대업체 금성침대는 이승현(23)과 계약해 선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중소기업 골프구단도 창단됐다. 지난 9월 출범한 모리턴 골프구단으로 주목할 점은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하부 투어 선수들이 주축이라는 점이다. 이 구단은 고우순(50), 김경분(44), 홍희선(43) 등 KLPGA 시니어투어 선수들과 드림투어·점프투어, 스크린골프투어 등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후원해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종승 모리턴 회장은 “하부 투어 대회 상금 규모는 정규투어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프로들은 어렵게 투어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안타까워 골프구단을 만들게 됐다”며 “선수 선발에서도 외모가 아닌 실력과 성실성을 최대한 고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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