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한전부지 인수 적극적 대응해야

입력 2014-11-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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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산업부 기자

‘10조5500억원.’ 현대자동차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인수한 금액이다. 천문학적인 인수 금액 만큼이나 지금껏 의견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현대차가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인수가로 제시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해 말이 많다.

현대차의 세련되지 못한 대응도 아쉽다. 한전 부지 인수 직후 제기된 여러 비판에 대해 현대차는 ‘계열사의 임대료를 줄일 수 있다’, ‘강남의 땅값은 연평균 9%씩 올랐다’며 결코 무리한 금액이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실망했다. 시장에는 너무 지나친 금액으로 인수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 나오면서 현대차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한전 부지 인수 후 한 달 보름 만에 시가총액이 13조원가량 증발했다.

현대차 투자자들이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원하자 현대차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전 부지 중 호텔과 쇼핑몰을 매각하면 2조~3조원을 회수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가 인수한 한전 부지를 되물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거부감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시와 머리를 맞대 한전 부지와 종합운동장, 잠실을 잇는 복합단지 조성, 공익적인 시민 휴식 공간 마련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한전 부지 인근 상인들과의 스킨십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상인들은 “한전이 이전하고 현대차가 들어오려면 6~8년은 기다려야 한다”며 한숨을 짓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밝혔듯이 한전 부지 인수는 현대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전 이전과 현대차 입주 사이의 공백 기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도 관건이다. 정치권, 재계, 소비자가 현대차의 행보를 눈여겨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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